▲한겨레한겨레 2012년 10월4일자 6면
한겨레
오늘자(4일) 한겨레가 지적했지만, 애초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민주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이 과정에서 여야가 협의한다'고 합의했습니다. "누구를 특검으로 추천할지, 여야가 합의한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의 특검 추천'만 명기된 특검법이 지난달 3일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생뚱맞게(!) "여야 협의를 거쳐 민주통합당이 특별검사를 추천하기로 한 당초 합의대로 특검 추천 문제를 다시 논의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여야 협의를 거쳐 민주통합당이 특별검사를 추천하기로 한 당초 합의대로 특검을 추천했는데, 청와대는 "여야 협의를 거쳐 민주통합당이 특별검사를 추천하기로 한 당초 합의대로 특검 추천 문제를 다시 논의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지금 무슨 말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협의와 합의의 개념조차 모르는 걸까요. 그럴 리는 없을 겁니다. 그래도 대한민국 최고의 기관 가운데 하나인데 이런 기본개념조차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다만 청와대가 생뚱맞은 '특검 임명거부'를 결정한 배경은 뭔지 그리고 속내는 어떤 것인지 짚을 필요는 있습니다.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청와대가 대승적으로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한 지가 엊그제인데 갑자기 '특검 임명거부'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방송3사를 비롯해 언론이 이와 관련한 분석기사를 내놓아야 하는 것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이 3일 논평을 낸 것처럼 갑작스런 청와대의 특검 임명거부가 "특검의 무력화와 정쟁화를 통한 진상규명 방해가 아닌지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보도마저 '기억하지 못하는' 혹은 '모른 척 하는' 방송3사 그런데 대한민국 언론들 특히 그 중에서 방송3사는 정말이지 상황이 좀 심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과격한 표현을 다시 한 번 사용해서 죄송합니다만 '치매에 걸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자신들이 과거에 보도한 내용마저 기억하지 못한 채 무비판적으로 청와대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한번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