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이동 통로과연 이곳으로 다람쥐가 몇마리나 이동할까!
신광태
"햐~ 저건 특공무술을 받은 다람쥐 아니면 건너기 힘들 것 같은데..."동행했던 친구 녀석의 말처럼 다람쥐가 길을 건너기 위해서 높은 전봇대까지 올라 도로를 가로지른 굵은 노끈을 따라 건너서 다시 전봇대를 타고 내려올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다람쥐들은 보통 땅에서 생활한다. 높은 나무로 오르는 경우는 위협을 느꼈을 때 또는 천적을 만났을 때이고, 이동을 위해서는 낮은 나무를 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아래로는 차량이 지나다니는데 도로위로 줄을 타고 이동하는 다람쥐가 과연 있을 수 있을까!
관계자의 말을 들어봤다.
"원래 이곳은 하늘다람쥐와 일반 다람쥐가 많이 사는 지역이라 다람쥐 이동통로를 설치하게 되었다. 보통 하늘다람쥐의 경우, 전봇대나 나무에 노끈을 감아 길 양쪽에 세워 하늘다람쥐들이 날아서 이쪽 기둥에서 건너편 기중으로 이동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곳 화천(평화의댐~안동철교 구간)에는 하늘다람쥐 이동을 위한 기둥에 굵은 노끈을 가로질러 일반 다람쥐의 이용도 가능토록 하였다."
- 그런데 상식적으로 다람쥐가 이 통로를 많이 이용할 것 같진 않은데?"그렇지 않다고 본다. 도로를 가로지른 노끈이 굵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일반 다람쥐의 이동도 가능하다고 본다."
- 전국에 이러한 시설이 또 있는지... "하늘다람쥐를 위해 도로 양옆에 전주나 기둥에 노끈을 감아 세운 곳은 있지만, 이곳처럼 겸용으로 설치한 곳은 처음인 것으로 안다."
차가 지나가지 않더라도 (다람쥐 입장에서 보면) 넓은 평지나 다름없는 시커먼 도로를 가로질러 공중의 줄을 타고 갈 수 있을까! 다람쥐의 최대 천적은 황조롱이나 매 등이다. 따라서 허허벌판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다람쥐들이 하늘의 매나 황조롱이로부터 관측이 제일 잘 되는 줄에 매달려 이동할 이유가 있을까!
도로 옆 철망을 보니, 구조상 다람쥐와 같은 작은 동물은 얼마든지 철망 사이를 드나들 수 있어 아무 곳이나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다람쥐에 대한 과잉 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