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동 개미마을가을 햇살에 말라가고 있는 녹두와 고추, 콩깍지.
김민수
콩깍지 몇 개, 고추 몇 개. 그 작은 것들을 소홀하게 여기지 않으며 살아왔지만, 그들에게 강요되는 현실은 여전히 아프다. 그런 이들이 풍요롭게 사는 세상이었다면 하나님 나라, 천국이 도래한 것일 터이다. 그렇지 않아 세상이고, 아직 도래하지 않은 하나님 나라, 혹은 천국, 여타에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극락정토에 대한 꿈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때론 민중의 아편이라고 해도, 그것마저 없이 모든 현실이 다 까발려졌을 때에도 여전히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