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체험어른아이 할 것 없이 즐거운 모습이다
한경희
소래습지생태공원전시관 앞의 갯벌에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내려가 즐길 수 있는 갯벌이 있다. 비교적 너른 공간으로 우리가 간 시간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온몸에 뻘을 묻히고도 신이 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갯벌놀이는 어른들에게도 신이 나는 일임이 틀림없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아이들의 숫자보다 더 많은데 놀이가 다 끝나면 한쪽 옆에 마련된 간이개수대에서 몸을 씻을 수 있다. 한 달에 두 세번 밖에는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므로 잡을 만한 것이 별로 없을 것임에도 사람들은 갯벌 속에서 뭔가를 열심히 파내려고 한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의 해당 화는 일찍 피었다 지고 이제 열매가 싱그럽게 터져나가려고 한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한 그 열매의 모양새는 잎의 초록과 선연히 대비되며 주변의 아름다움에 방점을 찍는다.
여리게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는 올가을 한반도를 휩쓴 여러 번의 태풍에도 별다른 동요 없이 의연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에서 보듯 공원 전체와 중간에 곳곳이 이어진 흙이 깔린 오솔길은 아스팔트 길을 걸을 때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을 준다.
폐염전들이 많은 곳이지만, 그래도 염전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 있다. 멀리 풍차도 보이고 야트막한 산의 풍경과 함께 안정감 있는 풍경을 제공한다. 그리 놀랄만한 것도 없고 엄청나게 멋진 것도 없는 이 공원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억지로 꾸미지 않는 소박함,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그것 그대로의 자리에 그냥 놔 둔 미덕이 아닐까.
개발만능시대에 그런 장점을 지킨다는 것은 사실 무척 어려운 일 아닌가. 그러나 소래포구의 개발로 수로가 좁아져 바닷물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서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덕분에 많아졌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물길이 좁아도, 바닷물이 들어오던 곳이 바닥을 드러내도 낚시꾼들은 손맛을 즐기려는지, 아니면 영리의 목적인지 열심히 낚싯줄을 드리운다. 사실 이곳은 낚시가 금지된 곳이다. 바닷물이 줄어들고 먹이가 없으니 갈매기도 보기 드물다. 근처 소래포구의 가게들 주변의 엄청난 숫자와 비교하면 가끔 길잃은 녀석들이나 이곳을 배회하는 듯싶다. 몇 마리 오가는데 오가며 마주친 녀석들의 얼굴이 다 기억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