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지옥에 가다> 표지
다차원북스
두 스님, 혜장 스님과 휘문 스님이 황태사에 도착을 하니 홍안 스님은 절에서 기르는 벌집 근처에서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생불로 소문이 난 홍안스님의 다비에서 사리가 나오지 않음으로 벌어지는 소란 속에 연이은 죽음이 이어집니다.
보성 스님은 황태사에서 외양간 일을 돌보고 있으며 여느 스님들과는 달리 절 바깥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스님으로 휘문 스님과는 포로수용소에서 함께 생활한 악연이 있는 스님입니다. 그런 보성 스님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죽음의 그림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황태사에서 장독대를 관리하는 소임을 맞고 있는 은겸 스님까지 주검으로 발견되는 연속 살인으로 이어집니다.
빨치산, 폐결핵, 이, DDT, 삐라, 대처승, 경무대, 미군, 지뢰 등 전쟁 직후의 사회적 분위기와 대처승과 비구승 간에 벌어지는 산사의 세력다툼, 스님들의 세계가 밑그림처럼 그려집니다.
수사 극 같고 추리소설 같은 <스님, 지옥에 가다>
결국 혜장스님은 그런 풍경과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살인, 연속살인을 벌이고 있는 주범의 실체를 추적하며 찾아냅니다. 휘문 스님은 혜장 스님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지만 혜장 스님의 속마음까지는 읽지 못합니다. 혜장 스님이 살인범을 추적해 가는 과정은 한편의 수사 극이며 심리전으로 펼치는 추리소설입니다.
결국 혜장스님이 찾아낸 살인범은 황태사 주지였던 홍안 스님을 가장 가까이서 모셨던 도문 스님 이었습니다. 연속 살인의 범인으로 그 실체가 드러나 여러 스님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첫 살인의 목격자인 일두 스님, 치매를 앓고 있는 노승이 등장합니다. 바람처럼 나타난 일두 스님이 도문 스님에게 달려들며 끌어안는 바람에 두 사람, 일두 스님과 도문 스님은 불길에 휩싸이며 죽어갑니다.
도문 스님이 살인을 벌이게 된 것은 출가 수행자로서는 품어서는 안 될 연정 때문이었습니다. 황태사 말사에 머물고 있던 비구니 문혜 스님에 대한 만(慢)이며 집착 때문이었습니다.
여덟 개의 불지옥과 여덟 개의 얼음 지옥의 실체혜장 스님과 휘문 스님은 지뢰 폭발과 함께 참혹하게 죽어간 보성 스님, 똥독 항아리에 거꾸로 처박힌 채 불꽃에 그슬려 죽은 은겸 스님의 주검을 보며 팔열팔한 지옥, 여덟 개의 불지옥과 여덟 개의 얼음 지옥을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