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램버트 댄스 컴퍼니'의 '허쉬(Hush, 2009)'중. 크리스토퍼 브루스 안무로 흰 분칠의 한 가족사의 이야기를 코믹하고 간결하게 그려내었다.
LG아트센터
첫 시작순간에 '아, 재밌겠다'는 느낌을 주는 공연은 많지 않다. 물론 그 느낌이 끝까지 가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하지만, 14년만에 내한하여 LG아트센터에서 20일과 21일 공연된 영국 '램버트 댄스 컴퍼니'의 무대는 첫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한순간도 지루할 틈 없는, 몸짓 언어 대한 100년 전통이 잘 느껴지는 훌륭한 무대였다.
첫 번째, 크리스토퍼 브루스 안무의 <허쉬 (Hush, 2009)>는 얼굴에 분칠한 가족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특히, 한 음반의 음악들로 한 무대를 꾸려가면서 이야기 구조까지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탁월했다.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바비 맥퍼린과 요요마의 동명 음반 '허쉬(Hush, 1991)'의 각 곡들이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그 힘을 입어 마임과 발레의 경계에서 흰 분칠을 한 무용수들은 억지 몸짓 없는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운 동작들을 모두 표현해 냈다.
가족전체의 소개, 엄마와 아빠의 듀오, 아이들의 춤 등 어쩌면 각 음악과 무용 장면들이 어찌 그리 잘 들어맞는지 참으로 신기할 정도였다. 마지막에 가족 모두 손을 맞잡고 뒤돌아 선 모양은 어쩔 수 없는 삶이지만 그것을 굳세게 헤쳐나가는 하나의 가족이라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느껴져 감동을 안겨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