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9월 14일 방영 된 OBS 메인뉴스 다시보기 화면. OBS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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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나간 뒤 OBS기자협회는 경악했다. OBS기자협회는 "공중파 방송뉴스가 사주의 사익을 대변하는 보도기사를 노골적으로 내보내는 광경 앞에서 OBS기자들의 자존감은 철저히 짓밟혔다. 해당 보도가 제작배경과 과정, 그리고 내용에 있어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그 책임은 1차적으로 보도국장에 있다."며 보도국장 사죄를 요청했다.
OBS의 이날 방송보도는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를 인수한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이 대우자판의 자본은 인수했지만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인정하지 않는데서 비롯된 사건이다.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가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백성학 회장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영안모자 사옥 주변에 게시하자, OBS보도국이 나서 이를 철거하지 않는 오정구청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낸 것.
대우자판의 최대주주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은 최근 부천시청과 구청을 상대로 영안모자 사옥 주변의 현수막을 철거해달라는 요청을 음양으로 진행해 왔으나 효력이 없자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OBS의 보도를 통해 압박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이 같은 방송을 내보낸 것으로 OBS기자협회는 분석했다.
김성수 OBS기자협회장은 "17일은 대우버스 신차발표회가 있는 날로 외국 바이어들이 영안모자를 방문하기에 앞서 현수막을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을 OBS 고위 경영진들에게 강력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 결국 최후 수단으로 OBS뉴스를 활용한 것"이라고 비판한 뒤 "OBS 보도국이 사주의 홍위병인가? 언론보도의 독립성을 지키는데 헌신해야 할 보도국장이 사주에게 충성하기 위해 기자들을 동원하며 언론보도의 독립성과 기자들의 자존감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성토했다.
"부천시장 만나도 안 된다는 얘길 해놓고 뉴스가치?"
OBS기자협회는 또 해당 방송이 통상적인 제작절차를 벗어난 행위라며 제작경위를 문제 삼았다. 통상 방송아이템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열리는 공식적인 보도국 편집회의에서 논의되는 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것.
김성수 기자협회장은 "편집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은 아이템이 최종 큐시트(=)에 포함되는 경우는 대부분의 언론사가 주요뉴스로 다룰 만한 시급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뿐이다. 과연 이번 보도가 오후 5시가 돼서야 현장취재 지시가 이뤄질 만큼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요구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기자협회의 이 같은 비판에 대해 OBS보도국장은 '사회팀장과 사전 협의가 있었고 뉴스로서도 가치가 있었다'며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해당기사를 취재했던 사회부기Y기자는 '할 말이 없다. 기자협회입장을 참고해 달라'고 할뿐 입장표명을 꺼려했다.
OBS김학균 보도국장은 "사회팀장과 논의를 했고 뉴스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취재한 것이다. 나름대로 (취재)절차와 (뉴스)가치를 가지고 했다. 식당현수막 등 서민들의 불법현수막은 바로바로 행정집행하면서 민주노총의 불법현수막은 놔두는 것은 공정하게 행정을 집행하는 기관으로써 형평성을 상실한, 공정하지 못한 처사 아니냐? 이를 비판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수 기자협회장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강조하는데 왜 그럼 편집회의에 아이템이 안 올라갔느냐? 다룰만한 아이템이이면 정상적인 절차 거쳐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 한 뒤 "보도국장과 두 차례 직접 통화했다. 백성학 회장과 김종오 사장이 정례적으로 회사일(=방송사일)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 문제(=금속노조 현수막)가 논의 됐다고 했고, 보도국장도 '부천시장까지 만나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런 뒤 "그럼 이게 정상적인 취재 과정인가? 처음부터 이 문제(=금속노조 현수막)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으로 기획된 사건이다. 부천시장을 만나도 안 된다는 얘기를 해놓고 뉴스가치 운운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다. 보도국장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OBS기자는 물론 노동계와 시청자 앞에 사과하라"고 덧붙였다.
OBS도 파행예고... '폭력집단'매도에 금속노조 '강경대응'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