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아파트 관리사무소 3층에 위치한 '입주민 독서실'에서 이날 독서실 실장으로 자원봉사로 나온 최승란씨가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열람실을 둘러보고 있다.
유성호
58.8%. 서울시 주택 유형 가운데 아파트 비율이다(2011 서울통계연보). 2010년 기준, 아파트 거주 가구는 143만 9259가구로 전체 가구의 41.1%를 차지한다. 단독주택(37.2%), 연립·다세대 주택(16.6%)이 그 뒤를 잇는다. 서울시가 지난 11일 내놓은 '마을공동체 5개년 기본계획'에서 '아파트 공동체'가 강조된 것은 이 때문이다. 서울시는 오는 2017년까지 1080개의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콘크리트 숲' 아파트가 '마을'이 될 수 있을까. 수십 년을 '월급쟁이'로 살던 변영수 회장은 2008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입주자 대표회장을 맡았다. 10년 넘게 살면서도 출퇴근만 했던 아파트였다. 그러면서 통장에 있는 돈을 털어 아파트 공동체 문화 연구소를 차렸다. '아파트 공동체 실험'의 시작이었다. 변 회장은 "일본에 있는 맨션을 한국에서 관리하는 일을 했었는데 이론만 아는 게 아니라, 실제로 뭔가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2년, 변 회장은 ㈜청구이엠환경 대표이자 '아파트 공동체 만들기' 대표강사가 되었다. 청구3차아파트는 아파트 공동체 성공 사례로 꼽힌다.
청구3차아파트가 있는 중계동은 '강북의 대치동'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명문' 학교와 학원이 밀집해있어 '강북 8학군'이라는 별칭도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5학년 세 아이를 둔 심상숙씨 역시 아이 학교 때문에 5년 전 이곳으로 이사 왔다. 청구3차아파트 주민의 75%가 심씨처럼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가진 학부모다. 자가 소유주 비율은 70% 이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편이다.
20일 오전, 부녀회장 송영분(62)씨, 부회장 심상숙씨, 총무 유미옥(47)씨 등이 EM 발효액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동안, 관리사무소 2층 '문화센터'에서는 요리 수업이 한창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주민들이 하나 둘 들어오더니 10여 명이 모였다. 30~40대 주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