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다밤이 되니 교회첨탑의 십자가가 빛난다. 유독 서울의 골목에는 십자가가 많다.
한경희
이제는 골목이다, 골목이 살아야 도시가 산다여러 동네의 골목을 지나다 보니 밤이 다 되었다. 아파트가 도시인들의 최적의 주거지로 떠오른 지도 오래 전이지만 서민들의 태반이 아직도 골목길에 터전을 잡고 살고 있다. 그러나 개선되지 않은 도로며 주변환경이 위험천만한 광경을 연출할 때가 많다. 인도와 차도가 분리돼 있지 않은 곳이 많아 자칫 어린아이들이 교통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실제로 사진을 찍고 골목길을 나서다 조그만 골목 사거리에서 한 아주머니가 차에 가볍게 치이는 것을 보기도 했다. 바로 차에 태워져 병원으로 향하는 것을 보았지만 위험천만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모두가 빠른 시일내에 이주를 할 수 있거나 동네의 재개발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당장은 녹지를 최대한 확보하는 일과 최소한의 인도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유모차를 몰고 가는 사람들과 무거운 가방을 메고 요리조리 차를 피해 다니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안심하고 길을 갈 수 있게 말이다. 도로를 정비하여 일방통행길을 만드는 것도 한 방안이다. 적어도 차들이 좁은 길에서 얽히고 설키는 일은 조금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어릴 적 이리저리 숨으며 놀았던 골목은 이제 모양은 그대로인채로 명목상의 주차대수만 갖춘 다세대, 혹은 원룸촌으로 변모하여 양적으로 더 이상 팽창할래야 할 수도 없는 정도가 되었다. 그에 따라 도시서민의 삶은 더욱 팍팍해져 가고 있는데, 녹지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골목 곳곳의 벽면에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도 좋을 터이다.
골목은 사람사는 이야기가 넘치는 곳이다. 이제는 골목을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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