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담백하고도 명쾌한 출마선언 했다"

[이털남 183회]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

등록 2012.09.19 21:53수정 2012.09.1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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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남소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식으로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안 원장은 19일 오후 3시 서울 충정로 구세군 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까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다"며 "이제 이번 18대 대선에 출마하여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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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 출연한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안 원장의 기자회견을 두고 "담백하지만 명쾌하게 시대의 핵심을 잘 짚어냈다"는 의견을 밝혔다. 너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발언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명쾌하게 시대적인 요구를 잘 풀어냈다는 것.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는 무엇보다도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이 쏟아져 나왔다. 구체적인 각론 없이 안 원장이 밝힌 단일화의 두 가지 조건은 정치권의 진정한 혁신과 국민의 동의. 안 교수는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단일화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며 "민주당이 먼저 대담하게 혁신하지 않고서는 단일화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구태 정치 쇄신을 기치로 정치권에 등장한 안 원장 입장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민주당과는 혁신 이전에는 함께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는 것.

덧붙여 안 교수는 "민주당이 먼저 국민이 경악할 정도로 혁신의 행보를 보이시고 국민이 감탄할 때 단일화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며 "민주당은 초기에 시민 네트워크적인 정치 통합의 노선을 수용하는가 싶더니 지금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안 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기한이나 방법에 대한 즉답은 피했지만 "국민에게 실망을 드리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 한 문장에서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교수는 "안 원장의 장점 중 하나는 '왕자병 환자'가 아니란 것"이라며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있고, 본인을 그 시대정신 속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헌신하고자 하는건 굉장히 맑고 좋은 자세"라고 말했다.

"인류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가... 새로운 리더 유형"


한편 안 원장은 기자회견 중 이제 대학원장 직과 안랩 이사직을 사임하고 안랩의 남은 지분까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혀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안 교수는 "과감하게 이야기하면 21세기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창조적 기업가들의 특징"이라며 "(안 원장과 같은) 공화주의적 기업가들이 전세계적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을 하더라도 인류와 사회에 기여하고 가치에 공헌하고자 하는 안 원장이 빌게이츠, 워렌버핏과 같은 새로운 리더의 유형이라는 것.

이어 안 교수는 "이러한 것들이 디지털 기술의 기반에서 자라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특징에 맞는다"며 "(출마 선언은) 그간의 발언과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수평적 리더십, 미래가치 같은 단어들이 굉장히 단단하게 오랫동안 숙성된 고민을 핵심적 카피로 표현된 것"이라고 밝혔다. 안 원장이 출마 선언 중 강조했던 수평적 리더십 역시 오랜 시간 탈권위적인 이미지를 내재화한 만큼 수평구조의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호소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


안 원장 본인도 5년의 임기 중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물줄기를 바꾸겠다는 표현을 썼다. 안 교수는 이에 "역사에서는 모두 캠페인 시절과 달리 대통령이 되면 선거 때 민의와의 소통을 잊어버린다"며 "만약 안 원장이 선언문에서 했던 이야기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수평적 리더십을 통해 각 사회 문제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동등한 입장에서 나누고 이야기하면서 지도자로서 사회 변혁의 물꼬를 틀 수 만 있다면 안 원장의 정권이 역사에 남을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

안 원장의 출마로 그간 말만 무성히 오갔던 3자구도가 이제야 현실로 드러났다. 비로소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안 교수는 "지금 한국 정치는 대변혁의 시기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며 "문 후보나 안 원장 모두 대선 후보로서의 과제와 더불어 민주당 혁신에 기여해야 패배하더라도 역사에 의미있게 기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털남 #안철수 #민주당 #문재인 #안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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