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으로 가는 길.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등산객들을 유혹한다
오문수
바위 틈 사이에는 몇 백 년 동안 자란 소나무들이 기품 있게 서있다. 합천군 담당자의 설명에 의하면 "아무렇게나 자라는 것도 좋지만 보다 더 품위 있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 전문가가 실비로 조경을 했다"고 한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 손을 거친 돛대바위와 정상 부분에 가면 한결 우아한 모습의 소나무들을 볼 수 있다.
모산재는 전체 탐방거리가 3.1㎞ 남짓으로 그다지 길지 않아 장거리 산행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좋다. 산행초반 숲길을 지나면 곧바로 바위산들이 나타나고 철계단을 오르며 반대쪽 바위들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만만찮다. 단단한 바위산이 금강산의 화강암 바위와 닮았다. 바위 사이사이에 난 구부러진 소나무들이 산의 묘미를 더한다.
깎아지른 듯한 철계단을 올라 땀을 닦으며 돛대바위에 올랐다. 발아래 펼쳐지는 영암사지와 대기저수지 주변에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 논밭의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잘 왔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
"공룡처럼 생긴 바위 앞에 앉은 사람이 공룡밥이 되려고 저렇게 겁 없이 앉아있다"라는 말을 들으며 길을 계속 간다. 등산로를 약간 비켜서 조그만 안내판이 서있다. 안내판에는 '무지개터'라는 글귀와 내력이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