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 힐링캠프에서 만난 기성룡이 정말 잘 생겼더냐는 질문에 버럭 하고 있는 김제동
이준길
- 제동이형에게는 요즘 가장 행복한 일은 무엇인가요? 행복하세요? "여러분 행복하게 해주려고 지금 어깨동무 콘서트 시작했는데, 사실 요즘 제가 행복하지 않습니다. 제 연관 검색어는 연예인 연관 검색어가 아니예요. 안철수, 문재인 이래요.(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다만 제일 행복할 때는 이렇게 여러분 만날 때예요. 여러분을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비 오는 날에 얼마나 할 일이 없었으면, 나를 보러 여기 왔을까. (하하하) 사실 저를 보러 여기 온 게 아니라 어디에도 마음껏 이야기할 공간이 없는 것 아닌가.' 이렇게 느껴져서 참 안쓰러워요.
원래 서로 비슷한 인간들끼리 만나면 좀 위로가 됩니다. 알죠? 고민이 있을 때 이렇게 저렇게 해라 이야기해주는 멘토가 사실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힘들 때는 같이 술 먹고 토해주는 친구가 더 나아요. My sisters keeper 라는 영화 봤어요? 거기 보면 백혈병 걸린 딸이 "나 괴물같지?" 하면서 울어요. 엄마가 달래고 달래다가 "알았어" 하더니 엄마가 머리를 밀고 와요. 그리고 같이 놀이공원에 놀러가요. 그런 게 우리한테 지금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태어나서 100일도 안 되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어릴 때부터 늘 '엄마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하는 불안을 갖고 있었어요. 지금도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 늘 저한테 있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도 그래요. 지금은 여러분들이 저에게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내도 언젠간 한순간에 돌아서버리잖아요. 제 생사를 여러분이 갖고 있잖아요. 정상적인 인간관계가 불가능합니다. 늘 잘 보이려고 노력해야 하죠. 그런 아픔들과 불안감이 다 있어요.
얼마 전 엄마가 저한테 쓴 편지를 봤어요. "남편 없이 키워 온 내 아들 참 고맙다. 엄마가 부담이 될 때도 많았지..." 삐뚤삐뚤 씌여져 있었어요. 그 때 들었던 생각이 '내가 만약 마흔에 육남매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저는 못 키웠을 것 같아요. 내 어머니가 아닌 마흔 살의 한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내가 필요할 때 늘 있어주지 않았던 엄마가 아니라 일흔이 넘은 할머니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길 가다가 모르는 어머니나 할머니를 봐도 그렇게 측은한 마음이 들고, TV 드라마에 육남매 키운 엄마가 나오면 그렇게 칭찬하면서, 우리 엄마에게는 그러지 못한 것이 한스럽게 다가왔어요. 지금도 엄마를 보면 미운 감정이 있지요. 가족이 늘 축복은 아니예요. 무거운 짐이기도 해요. 하지만 살아가는 힘이 되죠.
누구나 마음 속 깊은 곳에 들어가 보면 이런 상처들이 하나씩 다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되요. 그러니까 뭐든지 마음껏 하고 사세요. 겁내지 말고요. 사고 치고 돈 필요하면 저한테 오세요. 줄지 안 줄지는 그때 가서 생각하고요.(ㅋ) 이 젊은 나이에 봉사활동도 한번 해보고, 돈과 상관없는 것도 한번 해봐요. 사건 사고가 없는 삶은 죽음입니다. 죽으면 아무 사건도 없어요. 사건 사고는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면 어떤 짓이든 해도 되요."
겁내지 말고 마음껏 도전해 보란다. 사고 치고 돈 필요하면 김제동에게 달려오란다. 정말 친한 맞형 같이 다가온 건 나만일까. 아마 함께 들었던 많은 청춘들이 그렇게 공감했을 것이다. 사건 사고는 살아있다는 증거라는 말에 김제동의 세상에 대한 무한 긍정이 크게 느껴졌다.
- 되게 잘 생기신 것 같아요. 몇 년 전에 승승장구에 나오셔서 "저는 마이크 하나만 있으면 몇만명이 있어도 두렵지 않다" 라고 하셨었어요. 그 때처럼 용기 잃지 말고 자신있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리 내려 오세요. 오늘 나온 질문 중에서 가장 좋은 질문이네요. 큰 인물이 될 거예요.(하하하) 누나 있니? (없어요) 그건 흠이네. (사진 좀 같이 찍어도 되요?) 목적이 있었구나. (찰칵) 내 얼굴은 앞으로 밀고 지 얼굴을 뒤로 하고 찍네.(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