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기 문신희가 쓴 <제주오름 걷기여행> 겉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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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말만 들어도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레지요? 대학 시절, 과도하게 시국을 걱정하느라 제주로 가는 졸업여행을 땡땡이 치고 학교에 남았었는데, 졸업 여행비는 어디에 썼는지 기억도 없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맨 첫 번째 제주여행을 갔을 때는 다른 사람처럼 용두암, 정방폭포 그리고 또 다른 폭포와 동굴, 이름난 식물원을 둘러보면서 수학여행과 별로 다르지 않게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그 뒤 두 번째 제주여행 때는 성산 일출봉, 무슨 목장, 민속마을을 둘러보았으며, 첫 번째 여행과 달리 현지인 동료의 추천을 받은 이른바 제주의 맛집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세 번째 여행은 가족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략 10년 쯤 전인데 자동차를 배에 싣고 제주까지 갔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 7살 무렵이었는데, 몇 군데 테마파크를 들렀던 기억과 한라산 등산을 하였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비가 온 다음날 한라산을 올라갔었는데, 백록담에 올라갔을 때 파란 하늘이 활짝 열리며 백록담은 물론이고 하늘빛과 닮은 제주바다를 한 눈에 보는 행운을 경험하였습니다. 둘째 아이가 일곱 살 밖에 안 되었을 때라 한라산 정상을 다녀오는 내내 등산객들의 관심과 격려를 받았던 특별한 경험을 하였지요.
오랫동안 벼르던 한라산 등반이었는데, 청명한 날씨까지 따라주는 행운 때문에 평생 잊기 어려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한라산을 다녀온 뒤에 아이들과 백두산도 함께 가자고 약속하였는데 여태 지키지 못하고 있네요.
그 뒤에는 제주도에 출장을 갔다가 잠깐씩 틈을 내어 '우도'에도 다녀오고, 무슨 해수욕장도 다녀왔구요. 4~5년 전에는 스무 명 남짓한 대학생들과 겨울 방학에 자전거로 제주 일주를 하고 한라산 겨울 등반을 하고 왔습니다.
자전거를 처음 타는 친구들까지 있었던 그룹을 이끌고 3박 4일 동안 자전거 라이딩을 하면서 이른바 현지인이 소개하는 제주 맛집 순례를 하고, 육지로 돌아오는 마지막 날은 한라산 겨울 산행을 하였습니다.
자전거를 280여 km 타고, 자전거 길에 만나는 관광지가 아닌 곳에서 제주의 마을과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이 때 처음 하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 제주 올레길이 처음 열리던 그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라산 겨울 산행 경험 역시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겨울에 눈 구경 한 번 하기 힘든 남쪽에 살다가 사방천지가 눈으로 뒤덮인 한라산은 설국이었습니다. 허리 깊이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라산 정상을 다녀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