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현씨
박정훈
구승현: 관심은 늘어난 것 같은데 깊이가 없어요. 예전에는 비운동권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나눠도 깊이있는 이야기가 가능했거든요. 요새는 SNS, 인터넷이 가장 정치적인 공간이 되다보니, 이미지로만 정치를 보는 것 같아요, 최근에 페이스북에 어떤 후배가 올린 글 보니까 '나경원 국쌍 재수없어.' 이렇게 써놨더라고요. 나경원에 대해 비판할 점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고, 단순히 이미지를 욕하는 거죠.
최계연: 저는 모두가 정치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모르는 사람들도 정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봐요. 아예 무관심한 사람도 있긴 있어요. 그래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걸 당연하지 못하게 만든, 이명박 정부가 준 자각 때문에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 갖게 된 사람들이 많아요. 또 그분들이 긍정적으로 생각되는 부분이 예전보다 훨씬 합리적이고 유연해요. 저는 예전에 이회창 또는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하고 대화하는 게 상상이 안됐거든요.
정민석: 저는 그 점에 대해서 동의하기가 힘들어요. 정외과라고 해도 무관심한 사람도 많거든요. 정치도 관심 없고, 아예 타인과의 관계 자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많이 봤어요. 전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늘었다는 데 약간 유보적인 입장이에요.
최계연: 저도 대화를 했을 때 그런 식으로 (정치에 관심이 있다는) 답변을 많이 받는 것이지. 실제로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요즘 학생들은 학회도 없고, 학생회도 없고, 얘기 시키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다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을까요.
박정훈: 요즘에는 SNS를 통해서 정치적 의사 표시하는 건 확실히 늘어난 것 같아요. 4.11 총선을 보면 SNS의 효과를 과장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페이스북이 총선 끝나고 나서 엄청난 '멘붕의 장'이 되는 걸 봤거든요. 그렇게 멘붕한다는 것도 정치적 의사 표시겠죠.
정민석: 트위터 같은 경우에 하는 사람만 계속 하니까 문제가 많아요, 여론을 잘 대변해주는것도 아니고... 트위터만 보면 민주당이 의석 2/3 차지 하고 개헌할 수 있을 것 같잖아요.
박정훈: 저도 트위터만 봤더니 당연히 민주당이 이기고, 진보신당도 3% 넘을 줄 알았어요. (웃음)
정민석: 그런데 까보니까 과반도 안됐잖아요. 아무래도 반작용이 생기는 것 같아요. 트위터하고 나꼼수 청취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작용이랄까? 우려되는 게 일본에서 양당제 고착되니까 극우정당이 뜨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진보 민주진영에 실망을 느끼게 되면 더더욱 골수 우파들이 늘어날 것 같아요. 지금 한대포 같은데 보세요.
구승현: 아는 사람들 중에 한 대포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일베라는 커뮤니티를 자주 들리더라고요. '운지'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을 비하하는 말) 같은 말이나 자주 쓰는데를 쯧.
정민석: 나쁜 xx들 사람 자체한테는 뭐라고 할 수 있어도, 죽음을 웃음거리 삼고...
박정훈: 정치에 대한 관심이 늘었는지에 대한 부분에서 이견이 좀 보이네요. 그렇다면 20대의 정치적 위상이 올라간 것 같긴 한가요? 정치권에서 20대 이야기는 엄청 많이 하잖아요.
정민석: 저는 아니라고 봐요. 정치인들이 주목을 했긴 했지만 청년 비례 대표도 쇼였잖아요. 그 똑똑한 사람들이 청년정책을 못 만들고...그냥 표가 되니까 이용만 하는거 아닐까 싶어요. 동원의 대상이 되는거죠 '의식있는 대학생은 민주당에 표를 줘야지'.이런 식으로요. 저는 이용의 대상이 된 것만으로도 좋아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최계연: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20대에게 주목하게 된 계기가 분명히 있잖아요. 위상은 이제부터 만들어가야죠. 대학생들이 너무 개별화가 많이 되어있고 뿔뿔이 흩어져있잖아요. 그래서 자신들의 위상을 높일 여러 가지 조건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일단 시작은 됐으니 앞으로 위상을 높여갈 방법은 20대의 몫이겠죠.
구승현: 학생들이 연대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요. 칠레 고등학생들 뛰쳐나와서 시위하는 것을 보면 놀랍지 않나요? 학생들이 솔직히 10만명만 모여도 현실이 바뀔 거 같은데, 그렇게 안 되는게 안타까워요.
대선 구도 예상박정훈: 이제 올해 대선이 어떻게 될 지 예상해봅시다.
이승정: 안철수는 문국현의 길을 걷지 않는데 초점을 맞춰야 해요. 안철수는 기반이 없기 때문에 안철수로 야권 단일화가 되더라도 민주당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필승은 불 보듯 뻔하고...
정민석: 박근혜가 될 것 같아요. 역사관 문제가 있고, 2030과 수도권에서 인기가 없는 약점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약점을 공략해서 승리를 가져올만큼 야권이 성숙해있지 못한 것 같아요. 민주당은 지금 2부리그에 불과해 보이거든요. 안철수는 인기가 많은것이지 아직 정치인으로서 검증된 게 아니고요. 이대로만 보면 사실 민주당은 사분오열, 안철수는 어영부영, 박근혜가 될 수 밖에 없어요.
최계연: 박근혜가 지금 100%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요. 국민대통합 펼치면서 정치인으로서 최고의 노하우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이런 건 중도층에도 먹히거든요. 그래서 야권이 어떻게 새바람을 일으킬까 고민을 해야돼요. 야권 단일화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진보세력이 이 과정에서 구도와 방향성을 잡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모아가는 역할을 해야할 것 같아요. 누가 대통령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지지하는 후보는 없고, 그나마 지금 현재로서는 안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구승현: 지금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이런 후보군 자체가 상당히 우경화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그런와중에 진보진영쪽에서는 87년 이후에 처음으로 후보를 못 낼지도 모르고요. 그나마 진보신당에서 얼마전에 노동자, 노동계급, 진보좌파 진영을 대변하는 후보를 공동으로 추대해서 대선을 치루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저는 거기에 기대를 걸고 있어요. 리고 저는 안철수 문재인 단일화 했을 때 문재인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노무현 정몽준때도 그렇고, 정당 기반 있는 사람이 유리한 것 같아요.
20대는 어떤 후보를 지지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