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관사지붕의 기와가 생생하다
김수종
이곳은 '대전 근대유산을 활용한 지역 공동체 문화 활성화'사업으로 연구소와 기념관, 모임 장소, 사진관 등의 용도로 쓰고 있어 누구나 방문하면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었다.
건물의 내부는 일부 수리했고 난방시설도 다시 하기도 했지만, 예전의 모습을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보존하고 있었다. 난 다락과 부엌은 물론 화장실이 마음에 들어 두루두루 살펴보았다. 벽도 두껍고 지붕의 기와도 예전의 모습 그대로였다.
지금도 약간의 수리만 더 한다면, 충분히 살 수 있는 공간이고, 멋스러움이 남아있는 터전이었다. 곳곳에 나무도 많고 도로에 차도 많지 않아서 조용히 글을 쓰거나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에게는 정말 멋진 집이나 작업실이 될 것 같아보였다.
해방이 되고 1970년대 민간에게 불하된 철도관사촌은 지금은 그냥 일반인들이 사는 주택가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와 문화인들의 노력으로 적어도 10여 채 이상은 역사문화적인 가치와 의미를 각인하는 마음으로 수리를 하고 연구하고 공부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해 보였다.
몇 년 전 문경시의 은성광업소 자리에 지어진 석탄박물관에서 갔을 때, 안내원이 광업소관사를 철거한 것이 가장 아쉽다는 말을 하길래, 그때는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여기 와서 보니 철도관사를 철거하거나 재개발하는 것 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활용하는 방안을 조속히 구상하는 것이 절실해 보였다.
교통 물류도시 대전의 근대건축물 답사를 짧은 시간동안 하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시간이 되면 충남도청과 도지사공관 등 아직도 멋스럽게 남아있다는 대전의 근대건축물을 한 번 더 보기 위해 조만간 대전 여행을 다시 떠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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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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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전 살림집에 세면대가... 양반의 집이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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