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김형주 서울시 정무부시장, 조한혜정 서울시 마을공동체 위원회 위원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성백진 서울시의회 부의장 등 내빈들이 11일 오전 서울 은평구 녹번동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서울시
- 당초 예정보다 기본계획 수립이 늦어졌다. 이유는? "우리 안에서도 우려를 갖고 있었다. 이 사업이 성공하려면 '민(民)주도'라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서울시에서) 지나치게 목표점을 높게 갖는 것도 문제일 수 있고, 지원 금액 등 숫자에 대한 조정이 필요했다. 기자설명회에서도 그런 표현을 했는데 (2017년까지) '1000개의 마을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고, '1000개의 마을 계획, 의제를 수립하는 것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그 중에서 몇 개의 마을이 만들어질지는 모른다."
- 처음 박원순 서울시장이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한다고 했을 때, 주민이 주도가 되어야 할 마을만들기를 '관'이 추진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번 시정질문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가령 시에서 유휴 공간을 열어주고, 그 공간을 가지고 뭔가를 해볼 사람을 찾는다. 관 주도일까, 민 주도일까? 민관이 같이 하는 거다. 인프라는 민관이 함께 구축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운영방식이다. 시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예산이 떨어지면 (마을공동체가) 없어지는 이런 방식이 되는 것은 관주도다. 민이 주도한다는 것은 민의 욕구에서 출발해서 민의 노력과 땀이 녹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업의 성공 요건은 관이 나서면 실패한다는 것이다. '민이 나서야 성공한다'가 이 사업의 시작점이자, 서울시가 항상 견지하고 있는 자세다. 기본계획 세우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 '민주도' 그리고 '지속가능성'이었다."
- 사단법인 마을에 마을만들기 종합지원센터를 위탁했다. 이유는?"이러한 센터는 대부분 갑과 을의 관계에서 운영된다. 그런데 마을만들기 종합지원센터는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센터는 센터장(유창복 사단법인 마을, 성미산 마을극장 대표) 1명과 5개의 실국, 총 26명으로 이루어졌다. 위탁을 받은 사단법인 마을은 마을활동가들이 모인 새로운 조직체다. 성미산 마을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던 중견활동가들이 결합했다. 이들이 연구활동도 하고, 중간지원체로서 마을 사업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위치에서 역할도 하고, 가장 밑바닥에서 주민들을 도와주는 역할도 할 것이다. 다만 서울시에서 처음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방향성을 같이 고민하고 체킹하는 작업들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마을사업은 변화 발전할 것이다."
- 이미 광주, 대구, 부산 등 대도시에서도 마을만들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 마을만들기 사업이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뭔가."서울시는 마을만들기 지원을 한다. 서울시가 마을을 주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마을만들기 방식으로 추진되어 왔던 것들이 서울시처럼 주민이 행정주체로 성장하는 방향으로 옮겨가지 않겠나 생각한다."
- 2017년까지 5년 간 마을활동가 3180명 양성하고, 975개의 마을계획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26명, 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관 10여 명으로 가능한가. 인력이 부족하지 않나. "센터 26명, 공동체 담당관 14명 이외에도 마을활동가들이 연결되어 있다. 서울 20개 지역에 마을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다. 이 분들이 마을사업에 참여를 할 것이다. 마을에서 축제를 하는데 기획팀은 십여 명이 하지만, 실제로 축제를 하는 과정에는 백여 명이 같이 참여해서 하는 것처럼. 몇 개월 동안 센터를 어떻게 여느냐, 기본계획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했지만 밑바탕에서는 계속 그 작업을 하고 있었다."
-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시내 85개 마을공동체 지도를 공개했다. 선정 기준이 뭔가. "'마을공동체'는 '마을'과 '공동체'를 합친 말이다. 공동체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정도의 규모가 되면 된다. 이러한 단위 공동체 씨앗들 여러 개가 엮이면서 서로 관심을 갖고 자원을 공유하고 서로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관계로 성장한다면 그건 마을이다. 성미산 마을, 재미난 마을에 수십 개의 커뮤니티가 있는 것처럼. 이런 식으로 보면 마을은 그렇게 많지 않다. 85개 마을공동체 지도에서는 마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을 추려봤다. 서울시, 지원센터, 서울연구원 세 주체가 동의한 것만 정리했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이 되면 그때쯤에 보여줄 수 있는 마을은 30개가 될 수도 있다. '진짜 이게 마을이야'. 거기에 공동체가 수백여 개가 될 수도 있다. 진화 할 것이다."
- 기본계획의 내용을 보면, '부모커뮤니티 사업을 시작으로 단계별로 공동체 문화를 전파·확산시켜 간다'고 되어 있다. 가장 쉽기 때문인가. "가장 욕구가 크다.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단계 속에서 (부모들의) 욕구가 변한다. 어린 애들일 때는 돌봄 커뮤니티. 초등학교 가면 방과 후가 걱정이다. 이후에도 대안이 뭐가 있을까 찾게 된다. 작은 단위의 부모 커뮤니티를 토대로, 그것이 성장해서 마을을 형성해갈 수 있다."
"돈 많이 드는 사업? 기존의 예산을 잘 쓰게 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