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에 백두산 천지에 오른 일행들이 하산에 앞서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윤도균
그 꿈길 같은 백두산 트래킹 날에 어쩐 일인지 나와 함께 산행을 하는 '우리산내음' 카페 회원님들 외 그 어떤 사람도 백두산에 오른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 얼마나 행운이란 말인가? 이날만큼은 우리들의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그러다 보니 우리 회원님들 기분이 좋아선지 누구 한 사람 뒤처지는 사람도 힘들어하는 사람 사람도 없이 마치 '구름에 달 가듯' 흐름을 타며 산행이 이어지고 있다.
그 모습을 때로는 선두와 후미에서 지켜보는 모습이 그야말로 한편의 산행 드라마처럼 생동감이 있다. 특히 일행들이 녹명봉(2603m) 정상에 올라 지금까지 우리가 넘고 넘어온 준령(峻嶺)을 뒤돌아보며 시시각각 다양한 각도로 한눈에 조망되는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너도나도 모델처럼 기념사진을 찍으며 산행을 이어가는 모습이 마치 천상에 선남선녀를 보듯 아름답다.
몸은 늙었지만, 맘은 아직 그 어느 젊은이 못지않아! 이들의 뒤를 따르며 모처럼 기회를 얻은 백두산 산행에 순간을 열심히 기록에 담으려고 쉬지 않고 2대의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나를 보고 일행들이 '청파님(필자)은 낼모레면 고희 연세에 산행도 버거우실 텐데 대단하시다'며 격려를 하지만 나에게 언제 또 이런 소중한 기회가 온단 말인가?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훗날 백두산에 올랐던 추억을 포토앨범으로 남기기 위하여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간다.
백두산은 천지 중심을 경계로 '북한 중국 경계선'이 그어져 있다. 빤히 건너다보면서 가지 못하는 북측 지역 백두산엔 마치 병풍을 둘러 쳐놓은 듯(6호 경계비, 쌍무지개봉 2626m, 망천후 2719m, 비류봉 2580m, 장군봉 2749m, 해발봉 2719m, 제비봉 2545m, 와호봉 2566m, 제운봉 2603m)등 준령급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