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양장은 폐허 그 자체입니다. 여기저기 고철더미가 수북합니다.
조찬현
폭격을 맞은 듯합니다. 악취 속에서 묵묵히 현장을 수습하고 있습니다. 함께 한 이들은 인근 군부대와 완도군청 직원들입니다. 유한수산(65·김정호)의 축양장은 폐허 그 자체입니다. 여기저기 고철더미가 수북합니다.
1년 6개월을 키운 광어와 도다리 32만 미(광어 12만 미, 도다리 20만 미)가 다 몰살됐습니다. 전기 시설은 멀쩡했지만, 축양장으로 통하는 바닷물의 유입은 차단됐습니다. 해일이 덮쳐 바닷물을 끌어 올리는 흡입구 배관이 막힌 것입니다. 기관실도 완전 침수됐습니다.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어요. 아무 의욕이 없어요."하루 40~60여 명의 인원이 일주일채 도움을 주고 있었지만 그의 눈은 초점을 잃었습니다. 아니 아예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아픔이 너무도 커 보입니다. 하지만 도움을 준 이들의 고마움에 보답키 위해서라도 힘을 내겠다고 합니다.
"돌아오는 추석에 다 낼라고 그랬죠. 시설비 포함 피해액이 20억 원입니다. 예전처럼 복구는 엄두도 못내요. 대안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