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기원의 북, 경고’. 여인들의 기원이 북으로 아름답게 승화되었다.
문성식 기자
이어서 2장 '기원의 북, 경고'이다. 1장의 억셈과 대비되며 아녀자들의 잔잔한 다듬이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장고춤이 펼쳐진다. 3장 '구정놀이'는 전라 우도농악의 장고놀음으로 한국 남성의 노동악이다. 호남평야에서 땅을 일구던 남자들의 생활력과 생동감이 드러나는 듯 하였다.
4장 '땅의 혼-오고무'는 단청북을 다루는 다섯 명의 한국 여인을 다루었다. 오색찬란한 옷을 입은 아녀자들의 북춤은 어머니의 숨결을 듣는 듯하다. 일련하게 움직이는 몸동작과 정교한 북소리가 보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을 함께 주고 있었다. 이처럼 <코리안 드럼-영고>에서는 남과 여가 강약을 주며 장별로 서로 대비되고 또한 화려한 고전 의상으로 음계 없이 리듬으로만 계속되는 북춤들의 향연을 다채롭게 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5장 '판굿' 장면이다. 판굿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악에서 제일 익숙한 부분으로 꽹과리, 징, 장고, 북의 사물로 소리뿐 아니라 갖가지 흥겨운 놀이 모습을 보여준다. 꽹과리의 다소 시끄럽지만 흥을 돋우는 음색과 징의 중후함, 장고의 부지런함. 북의 단단함이 한데 어우러져 신명나는 장단과 상모 돌리기, 원반 돌리기 등의 놀이로 신명나는 한판이 전체 작품 중 꽤 긴 시간 비중으로 즐거움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