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이 다시 만난 국철이, 그리고 왼쪽은 이번에 우리를 안내한 군관
신은미
다시 만난 '판문점의 국철'이도, 새롭게 만나서 우리 일행을 경호해줬던 인상 좋은 군인 아저씨도, 그저 함께 고통과 슬픔을 나누며 한마음이 된다. 입고 있는 옷은 달라도, 그들은 우리가 함께 보듬고 걸어갈 내 민족이요, 내 사랑하는 아들들이었다.
적국의 나라사람, '철천지 원쑤, 미제의 나라 사람들'도 손님이 돼 이 북녘땅을 드나드는데, 왜 남쪽의 형제들은 눈빛조차 보낼 수 없고, 그리움 담긴 한숨조차 크게 내쉴 수 없는 관계가 돼버렸단 말인가. 형제를 그리워함이 죄가 돼 그리워도, 보고 싶어도, 입 밖으로 표현할 수 없는 이 시국은 대체 어디를 향해서,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란 말인가. 용서하는 마음으로 서로 품을 때 사랑의 불씨가 훨훨 타올라 단단한 강철판에 새겨진 어떤 미움과 증오의 응어리진 쇳덩이를 녹여버릴 텐데 말이다.
판문점을 떠날 때의 마음은 항상 착잡하다. 남편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설경이와 방현수, 이들 또한 민족 비극의 주인공인지라 그 마음에 통감해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저 판문점이 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북한사람들은 조개를 이렇게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