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임채정 중앙선관위원장이 26일 울산 경선을 강행하자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의 지지자들이 연단에 몰려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남소연
대선 경선 관리에서 드러난 지도부의 무능으로 민주당의 대선 레이스가 초반부터 불공정 시비로 얼룩졌다. 대선후보 경선 파행이 현실화하면서 공정한 경선 관리가 최대 임무였던 이해찬 대표의 리더십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민주당이 야심차게 준비한 국민참여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은 모바일 투표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준비 부족으로 경선이 시작하기도 전에 사고가 발생했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후보에서 사퇴해 총 후보자 수가 4명으로 줄었지만 모바일 투·개표 프로그램을 수정하지 않아 24일 제주지역의 개표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이다.
후보자 수를 5에서 4로 줄이면 해결될 단순 실수로 인한 오류로 판명나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지만 초보적인 실수로 인해 당의 경선 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에는 금이 갔다.
모바일 투표 방식의 불공정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본인 인증을 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했음에도 중간에 전화를 끊으면 '기권'으로 처리되는 투표 방식을 택했으면서도 '주의 사항'에 대한 안내는 부족했던 게 발단이었다.
선관위가 밝힌 자동응답 멘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기호 순으로 불러드리는 후보의 이름을 모두 들으신 후 그중 한 명의 후보만 선택해주시고 투표 결과를 반드시 확인해 주세요"라는 게 전부였다. 그 어디에도 "투효 확인을 하지 않을 경우 투표가 무효가 된다"는 식의 명확한 메세지는 없었다.
선거시행 세칙이 정해진 후 후보자 기호 추첨이 이루어졌지만 공교롭게도 문재인 후보가 기호 4번이 되면서 문제의 씨앗이 뿌려졌다. 모든 후보들이 사활을 걸었던 제주의 투표율이 예상을 밑도는 55.33%를 기록하면서 기호 1번 정세균, 기호 2번 김두관, 기호 3번 손학규 후보를 찍었던 표가 대거 무효처리 됐을 것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기호 4번인 문 후보 지지자들은 전화 음성을 끝까지 듣고 투표를 할 수 있었고, 기호 1,2,3번 후보들의 경우 지지 후보가 호명되면 바로 투표를 하고 전화를 종료한 경우가 많아 무효표가 대거 생겼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세 후보가 모바일 투표 방식 수정을 요구하며 경선 불참을 선언해 26일 울산 경선은 후보자 없는 선거로 전락하고 말았다.
경선 준비도 허술, 사태 수습도 오락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