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단기지표금리 개선 방안 토론회가 20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렸다.
김시연
하지만 코픽스 금리 역시 은행권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은행권이 과거처럼 외형 확대 경쟁에 몰두할 때 조달비용이 대출금리에 연동돼 즉각 반영되면 오히려 외형 확대 경쟁을 조장할 수 있다"면서 "단기 코픽스 도입은 찬성하지만 고정금리가 아닌 한 경제 시스템 전체에 미칠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은행 대출금리 관련 담합 가능성에서 보면 코픽스도 별로 좋은 금리는 아니다"라면서 "공정위가 너무 섣부르게 (CD 금리 문제를 건드려) 빨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러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을 대표한 윤웅원 국민은행 재무관리본부장는 "단기 코픽스 도입은 찬성하지만, 대출금리 지표로 전체를 대표하긴 어렵다"면서 "파생상품시장과 단기대출상품에서 CD금리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단기지표금리 역할 유지가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증권사를 대표한 이용제 한화증권 FICC본부장은 "국민들이 이용하는 대출금리는 공공성이 자율성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공정성이 담보되는 코픽스 금리로 대체하는 게 좋고 파생상품 금리는 업계 자율에 맡겨야 한다"면서 '투 트랙' 방식에 동의했다.
"CD 연동 대출 300조 원... 은행 CD 발행 의무화해야"한편, 8월 17일까지 시장성 CD 잔액은 2건에 9천억 원 정도로, 은행에서 추가 발행하지 않으면 9월 초엔 모든 CD 최종 만기가 도래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에 은행들의 CD 발행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태호 UBS은행 전무는 "재작년엔 3개월짜리 CD 대신 2개월, 4개월짜리만 발행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3개월짜리 CD 금리가 너무 내려가면 은행들이 손해 보기 때문인데 이를 규제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무는 "은행권 CD 연동 대출이 300조가 남은 상황에서 (CD 발행을 안 하겠다는 건) 소비자가 남아있는데 자동차 부품 안 만들겠다는 것과 똑같다"면서 "CD 발행 규모가 30조 원 이하로 떨어지면 은행들이 책임지고 CD 연동 대출 규모 10% 정도 의무 발행하게 하고 그만큼 예대율 규제를 푸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관계기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단기지표금리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영호 금융위 과장은 "관계기관 TF에서도 김영도 연구위원 발표 내용을 주로 얘기하고 있고 조만간 중간 발표 예정"이라면서 "연말 이전에 청사진을 점검하고 보완 방안을 논의해 다시 발표할 예정"이라며 '긴 호흡'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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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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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금리' 못 믿겠다? "없애면 득보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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