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반경 50m 안에 세 군데의 편의점이 위치하고 있다
이윤지
작년 12월 한국편의점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점포의 숫자는 총 2만650개로, 2010년 1만6937개보다 20% 이상 상승했다. 편의점협회는 올해 점포수가 2만4100여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매출액도 해마다 상승해 전체 편의점의 매출액은 9조85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7.3%(1조4519억) 증가했다. 편의점협회는 2012년 매출액은 11조1600억 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간의 불황, '자영업의 위기'에서 편의점 사업만큼은 해마다 급성장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편의점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은 초기자본으로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사는 점주에게 인테리어 비용과 집기일체 등을 제공하며 사업을 지원한다. 이런 방식으로 점주들은 보통 4000~6000만원 자본금만으로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대신 점포의 임차비용을 점주가 부담하고 매달 이익의 35%를 본사에 지급해야 한다. 이에 소위
'빅3(세븐일레븐, CU, GS25)'라 불리는 편의점 브랜드 사이의 점포 신설경쟁은 개인들의 편의점 창업을 더욱 부추긴다.
문제는 이렇게 과열된 경쟁으로 인해 이미 편의점 수요가 과포화 상태라는 점이다. 실제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이나 역세권을 살펴보면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집중되어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동일 브랜드의 편의점이 맞은편 길가에 들어서 있는 경우도 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일평균 편의점의 매출액은 2010년에 155만8000원으로, 2009년 154만3000원과 비교했을 때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즉 편의점 시장은 더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없는 '레드오션' 사업이다. 하지만 본사들 간의 경쟁은 여전히 과열 상태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점주들에게 돌아간다. 이런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하고 편의점 사업에 뛰어든 점주들은 기대와는 다른 매출과 높은 위약금이라는 이중고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영업사원, 실적 위해 수익 과장... 본사도 책임 있어"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우리는 위약금과 계약기간에 묶여 손해를 보면서까지 편의점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는 개인점주들이 망하든 말든 로열티와 유통마진만으로 돈을 벌고 있다"며 지적했다. 그는 "5년이란 계약기간과 로열티 35%라는 구조 자체가 본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윤철한 부장은 "점주들이 겪는 문제는 영업사원들이 실적을 위해 수익을 과장하거나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를 관리하고 통제해야 할 본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본부가 개인점주들을 수익의 대상으로만 보고, 무분별하게 점포를 확장해 이익을 빼먹는 구조가 편의점 사업의 근본적인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계약 14일 전 정보공개서를 통해 사업에 대한 정보가 완전히 공개되고 있다"며 '사업 관련 설명이 충분치 않다'는 점주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계약은 개인점주와 본사 간에 1대1로 이뤄지는 것으로서, 모든 계약은 상호 동의 하에 이뤄지는 것이다"라며 "계약 시 본부 측이 일방적으로 부당한 계약 조건을 강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 김혜란·박명본·이윤지 기자는 오마이뉴스 16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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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것도 서러운데 빚내서 문 닫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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