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끝나도 대선 분위기 안 뜨는 까닭은...

[이털남 160회] 진중권-김성식의 '전방위 토크'

등록 2012.08.17 16:54수정 2012.08.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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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해라는 말이 무색하도록 각 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좀처럼 흥행몰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은 이제 후보 선출을 눈앞에 두고 있고,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은 이제 본격적인 막을 올리려고 하고 있는 지금 유권자들의 대선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하다.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던 런던올림이 끝난 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대선 경선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옮겨 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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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17일 '전방위 토크' 코너에서 김성식 전 의원과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함께 이번 대선 경선의 흥행 부진을 다각도로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새누리당 경선... 박근혜 영향력 너무 강해서 김 빠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김문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16일 오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 열린 제18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한뒤 제자리로 향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김문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16일 오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 열린 제18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한뒤 제자리로 향하고 있다.유성호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루는 2012년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올림픽의 흥행으로 국민들이 경선에 시큰둥했다고 하기에는 다른 변수가 많아 보인다. 김 전 의원은 새누리당의 경선이 너무 김이 빠진 경선이었다며 "원래 흥행보다는 '불변의 판'을 만들고자 했던 게 친박 세력이었다"고 말했다. 당내 박근혜 후보의 영향력이 강력한 상황에서 경합이 진행돼 차기, 차차기를 예비할 수 있는 다른 후보들의 태동이 일어나기 어려웠다는 것.

이어 진 교수는 과거 박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경선에서 아쉽게 졌던 트라우마가 경선에서의 피해의식으로 연결된 것 같다며 "안정적으로 후보가 되는 데에만 전력을 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선장의 분위기가 마치 추대 형식으로 보인다며 결과가 너무 뻔하니까 뜰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정권 재창출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전 정권을 계승하는 후보가 목소리를 얻을 수 없었고 야심차게 추진했던 당내 쇄신에도 한계가 오면서 미래지향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만한 세력들이 다 위축되어 버렸다는 김 전 의원의 주장도 있었다,


민주통합당 경선, 사실상 예선전... 국민은 그다음 본선에 관심

한편, 민주통합당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김두관 후보가 초반에 치고나오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이내 주춤했고, 손학규 후보는 '저녁 있는 삶'이라는 참신한 슬로건을 들고 나와 대중적 반향을 일으켰으나 문재인 후보의 독주 구도 자체는 무너지지 않고 있고, 경선 자체도 당 안팎의 예상 외로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전 의원은 "아시다시피 안철수 교수라는 어떤 후보보다도 압도적인 후보가 외곽에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안 교수의 책 출간 이후 문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고 김 후보나 손 후보가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재 민주당의 경선은 '마이너 리그'처럼 보인다는 것.

민주당은 국민참여경선을 위해 선거인단 모집에 나섰으나 당초 200만 명을 모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선거인단 모집이 이제 겨우 20만에 다다르는 등 흥행몰이에 부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 교수는 사실상 예선전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그다음의 본선에 관심이 있고, 예선은 거의 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각 캠프가 동원의 형식으로 선거인단을 모집해 민주당의 대선 경선이 조직 동원전의 양상을 띠게 될 것이란 주장을 내놓았다.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문재인, 김두관, 박준영, 정세균, 손학규 후보. 사진은 지난 7월 28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경선 합동연설회'.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문재인, 김두관, 박준영, 정세균, 손학규 후보. 사진은 지난 7월 28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경선 합동연설회'.권우성

그렇다면 문 후보가 일반 시민들에게 얻는 지지율만큼 당내에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만약 국민선거인단의 수가 예상보다 줄어들 경우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당원의 조직별 비율에 따라 어떤 이변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태.

진 교수는 결선 투표 여부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결선투표는 그나마 당내에서는 단단했던 문재인 후보의 경쟁력에 빨간 불이 들어오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당내 역학관계의 문제와 별개로 흥행의 부진에는 국민의 삶과도 영향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도, 노무현도, 이명박도 있었는데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어느 택시기사의 말을 들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새누리당 경선이나 민주당 경선이나 절망하고 낙담하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과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선 과정에서 정책과 컨텐츠를 제시하여 정권 운영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데에 소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진 교수는 "복지, 경제민주화 등의 메시지가 이미 정해져 있다"며 메시지로 선명성을 부각시켜 국민들의 고된 삶의 희망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시간이 지나도 정치가 삶의 영향을 주지 못할 정도로 삶이 팍팍해져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졌다는 것.

이에 김 전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정책도 중요하지만 국정수행능력, 반대 세력과의 관계설정 등 리더십의 문제가 지금의 국민들의 마음을 끄는 데에 더욱 중요하다며 그것이 바로 국민들의 공감과 열정을 끌어낼 수 있는 '새 정치'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나 안 교수 서로 갖지 못한 걸 갖고 있다..."

한편, 민주당 입장에서는 아직 출마선언을 않고 있는 안철수 교수와의 관계설정 문제가 남아있다. 결정적으로 민주당의 경우 대선 흥행을 넘어서서 승리를 위해서는 안 교수의 존재가 필요하고 그렇다면 안 교수가 입당 여부나, 연합을 이룰 경우 어떤 권력 분립을 이룰 것인지 등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

김 전 의원은 "안 교수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룰 결정이 핵심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며 어려운 국면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 역시 "안 교수와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은 예측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며 정치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진 교수는 "예를 들어 문 후보나 안 교수나 서로 갖지 못한 걸 갖고 있다"며 향후 어떤 단일화를 이루더라도 연합한다면 하나의 좋은 모범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김 전 의원은 그럼에도 안 교수는 결국 민주당에 입당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 과정에서 어떤 합의를 거치면서 본선으로 갈 수 있을지가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털남 #대선 경선 #안철수 #진중권 #김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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