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마을 해군기지 건설 공사 현장 정문 앞 미사를 하고 있는 바람 대원
배성민
그리고 외국에서도 강정 평화를 위해 달려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 1980년 광주 항쟁 당시 외신에 이 항쟁을 최초로 알렸던 기자가 있었다. 나이가 든 백발의 노인 분이었는데 지금도 한국의 평화에 관심이 많다며 강정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계신다고 했다. 역사책에나 접할 수 있는 분을 실제로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한국의 사회 현실에 대해 잊지 않고 찾아 세계에 알리는 그의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밀양 송전탑 반대! 새로운 희망을 만든 20대 청년!제주도 강정마을의 아쉬움을 뒤로한 체 바람 대원들은 7일 송전탑 문제로 한전과 씨름을 하고 있는 밀양으로 향했다. 나는 개인 사정이 있어서 밀양 송전탑 문제를 함께 하지 못했다. 하지만 바람 대원들은 그곳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냈다. 현재 밀양 송전탑 문제로 주민과 한전이 대립중인 상황이다. 송전탑 반대를 위해 농성하시다가 폭염에 응급실에 주민들이 실려 가기도 했고, 밀양 시청 앞에 천막을 설치해 몇몇 분이 단식을 진행 중 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전은 공사를 강행했다. 근데 바람 대원들이 밀양에 온다고 하니 또 7일부터 11일까지는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밀양 뿐 만 아니라 앞서 SJM과 강정 등 20대 청년들과 함께 하면서 느낀 것은 이런 활동이 단순히 자신의 지식과 사회적 활동력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와 다른 사람의 삶의 문제에 대해 연대하는 것이 갖는 희망을 알게 되었다. 각자의 삶으로 흩어질 때는 절대 생길 수 없는 함께 모였을 때의 힘이 '연대'의 힘이다. 그것을 통해 생명과 평화가 파괴되는 한국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있었다.
20대 청년의 휴가 중 이들의 휴가가 특별하거나 대단하다고는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단 우리 사회에 잊혀 가는 가치를 기억하는, 새로운 삶의 관계를 만든 휴가라고 생각한다. 바람 참가자들은 또 대학과 회사 그리고 일상에 돌아가 SJM, 강정, 밀양에서 느낀 가치를 새롭게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 이들이 일상의 지루함과 폭력 앞에 쓰러지지 않고 꿋꿋이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게 박수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