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용역폭력 피해자 증언대회'에 참석한 SJM과 유성기업 노조원들이 사측에서 동원한 용역이 조합원들에게 던진 물품을 꺼내 당시 설명하고 있다.
남소연
박근서 한국쓰리엠노조 지회장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피해자 증언대회-용역폭력의 실체를 말한다'에서 지난 3년간 노조활동을 하며 겪은 용역폭력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우리는 기본적인 노동쟁의 활동을 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됐는지 이해 못 하겠다"며 "다른 사업장도 똑같다, 노조 활동을 하면 용역에게 두들겨 맞고 정당한 활동을 방해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박 지회장은 또 "우리가 호소할 때 언론과 정치권이 용역폭력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면 최근 일어난 SJM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회가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은수미·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주관한 이날 증언대회에는 SJM·유성기업 노조 조합원들도 참석했다. SJM노조 조합원 42명은 지난달 27일 사측이 고용한 용역경비업체 '컨텍터스' 직원들의 폭력에 부상을 입었다. 유성기업 노조도 지난해 5~6월 용역경비업체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참가자들은 2011년 유성기업을 시작으로 최근 SJM으로 이어지는 용역경비업체의 무자비한 폭력실태를 고발했다. 당시 피해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운데가 찢겨 너덜너덜해진 윗입술, 한가운데가 움푹 팬 정수리, 피가 흥건하게 고인 바닥들은 용역폭력의 심각성을 증명했다.
이날 증언에 나선 김삼부씨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SJM지회(SJM노조) 조합원이다. 그는 자동차부품업체 SJM에서 조립 일을 해왔다.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라 오후 근무를 했던 김씨는 퇴근길에 용역들이 새벽에 공장으로 들어올 것이란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는 믿지 않았다. 특별한 노사갈등이 없이 원만하게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믿음은 사실이 아니었다. 김씨는 회사 앞에 선 5대의 관광버스에서 검은 옷으로 무장한 용역들이 내리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았다.
"공장 안에 들어온 용역들에게 '퇴각할 테니 때리지 말라'고 했다. 그랬는데도 용역들은 우리를 무차별 때렸다. 머리, 목, 가슴, 광대뼈를 때렸다. 광대뼈는 골절됐고 왼쪽 갈비뼈에는 금이 갔다. 들어보니 그날 경찰이 용역들과 악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더라. 용역과 회사, 경찰까지 합작해 노동조합 깨려는 게 법치국가에서 가능한가."전문가들 "기업-용역경비업체-경찰 연결고리 끊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