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진실』표지
소담출판사
흔히들 한국과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말한다.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에서 도쿄 하네다공항이나 나리타공항에 가는 비행기를 타면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만에 닿을 수 있다. 맑은 날 부산 태종대 전망대에서는 일본의 대마도가 가물가물 보일 정도로 일본은 매우 가까운 이웃 나라다.
이렇게 가까운 나라이지만 일본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나 자신도 60여 년을 살아오면서 일본의 실체를 잘 몰랐다. '일본' 하면 무조건 왜놈, 쪽발이 등 비어를 써가며 말해야 할 아주 고약한 민족으로, 상종도 하지 말아야 할 백성들로 교육받고 살았다. 그러면서도 집집마다 일제 가전제품이나 생활용품 한두 점이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일제라면 무조건 좋아했던 이중성을 지닌 채 살아온 점이 없지 않았다.
사실 사람은 이웃을 잘 둬야 한다. 위급하거나 아쉬울 때는 먼저 이웃을 찾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이는 비단 개인뿐 아니라 나라와 나라 사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예로부터 좋은 이웃사촌을 두지 못했다.
역사책을 펼치면 아득한 옛날부터 왜구들의 노략질이 근세까지 거듭 반복되었다. 필자가 최근 10여 년간 일본을 여러 차례 역사기행하면서 공부하고 보고 들은 바는 옛날 일본은 물자 특히 곡물이 귀하여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없어 심지어 낳은 자식까지도 굶겨 죽여야 하는 식량난을 겪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연안을 침범하여 노략질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은 그런 그들의 부끄러운 취약점 때문이었다.
최근 일본 후쿠오카 박물관과 도쿄 국립박물관을 견학하고 느낀 바지만 일본 문화의 원류는 우리나라로, 일본에게 한국은 문화의 아버지다. 오늘날 일본 문화의 대부분은 한반도를 통해 받아들인 것이다. 그네들의 고대문화는 우리의 것과 거의 같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그런 일본이 근대에 와서 서구문물을 받아들여 부국강병을 이룬 다음 지난날 은혜를 원수로 갚았던 근현대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