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는 사랑어린학교 아이들
사랑어린 학교
사랑어린학교에서는 '가족공동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족공동체는 온 만물과 한 몸 한 가족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만물, 나무 꽃 흙 달과 해… 이런 모든 것이 나와 한 몸이고 한 가족이라는 것에 눈을 뜨자는 것입니다.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 세상은 나와 한 뿌리, 만물여아일체(萬物與我一體) 만물은 나와 한 몸임을 알아나가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물이 나와 한 몸'임을 알아가는 이 거창한 공부는 열넷, 열다섯 살 아이들에게는 무거운 '말'에 불과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문자 자체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말입니다. 어른들은 문자로 이해하라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몸으로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온갖 탐욕에 눈이 멀어 만물의 소중함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문자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몸으로는 어른들 보다 쉽게 체득할 것입니다. 동서고문을 막론하고 모든 성인들이 '어린아이처럼 되라'이르고 있듯이 아이들은 지식으로 알고 있는 어른들보다 몸으로 깨우칠수 있는 마음자리가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단지 아이들에게 문자로 알고 있는 '만물은 나와 한 몸'임을 알려줄 따름인 것입니다.
아이들이 약해 보이고 두려워 보이는 것은 어리석은 어른들의 편리에 짜 맞춰 놓은 지식으로, 혹은 어른들이 심어준 두려움에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것이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을수록 두려움은 그만큼 빨리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어른들의 간섭만 없다면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그 어떤 환경에서도 두려움 없이 잘 적응합니다.
사랑어린학교 아이들은 어느 순간 산티아고 순례 길에 조금씩 익숙해져 갈 무렵 두려움 없는 힘이 생기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보호자이면서 순례길 동행자였던 김민해 교장과 헤어져 따로 걷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더 이상 수심 깊은 물가에서 불안하게 서성거리는 아이들이 아니었습니다.
교장과 헤어져 따로 걷기를 원한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