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터스'의 용역업체 직원들이 27일 오전 인천 문학경기장에 집결했다.
한만송
지난 27일 점심 약속 장소로 이동하던 중 <오마이뉴스> 편집국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용역 직원 1000여 명이 인천문학경기장에 모였으니 취재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약속을 미루고 달려간 문학경기장에는 '컨택터스(CONTACTUS)'에서 고용한 용역이 '경비(SECURITY)'라고 적힌 검은색 복장을 상하위로 착용하고 100여 명씩 모여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 이들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모였다가 문학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었다.
시민의 쉼터가 1000여 명의 용역에 의해 완전히 점령된 상태였다. 군복과 '전투화'를 신은 이들의 다수는 건장한 20~30대 청년들이었으며, 10여 명의 여성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문학경기장을 떠나 우리나라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만도 공장(문막, 평택, 익산)에 투입됐다. 만도는 이날 직장 폐쇄를 단행했으며, 용역이 투입돼 이 과정에서 폭력이 발생하기도 했다.
컨택터스 용역들, MBC·제자교회·유성·KEC 투입 기자는 이들이 집결했던 문학경기장 북문 출입구에서 컨택터스 중간 간부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수첩 하나를 입수했다. 해당 수첩에는 이날 컨택터스 용역직원들이 투입된 만도 공장의 위치와 투입 인원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평택 150명, 익산 140명 등 구체적인 인원수가 명시돼 있었다.
그 뿐이 아니다. 이 수첩에는 지난해 8월 3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활동이 기재되어 있었다. 이 기간에 각종 노사 분규와 이권 현장 등에 파견한 '현대판 사병'의 이름, 날짜, 역할, 현장 등이 수첩에 상세히 기재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