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타이어허구욱 씨가 싼 타이어를 강조하는 것은 이 시대 서민의 아픔과 맞물려 있다. 싼 중고타이어를 많이 찾는 것은 순전히 경기가 어려워서라고.
송상호
그의 가게를 다녀간 사람들은 모두 그를 '인심 좋은 시골마을 아저씨' 쯤으로 기억한다. 그는 웬만하면 허허 웃는다. 웬만해선 손님과 다투는 법이 없다.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다보니, 손님에게 그대로 묻어난다. 단골들에게도 '싸고 좋은 거 파는 아저씨'라고 찍혔다(?). 젊은 고객들 사이에선 '새 거 같은 중고 파는 아저씨'라고 입소문이 자자하다. 양심적으로 판다는 이야기다.
손님들이 "사람 좋게 생겼시유?"라면 그는 어김없이 "허허허, 그래서 돈 못 벌고 살아유"라고 응수한단다. 그는 27일 인터뷰 내내 '인간적, 양심, 진정성' 등의 단어들을 자주 말했다. 그가 살고 싶은 마을의 모습이 그려진다고나 할까.
타이어 보면 서민의 삶이 보여. 그가 유달리 타이어가격의 저렴함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서민들의 속 터지는 사정을 피부로 체험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어려우니 손님들은 새 타이어보다 중고 타이어를 훨씬 많이 찾는다고. 그나마 그런 중고 타이어도 제때 가는 것을 지체하는 서민이 많다고. 그는 타이어 상태를 보면 사고의 위험이 보인다고 했다. 좋지 않은 상태의 타이어를 못 갈아 그냥 타고 다니는 서민들의 차를 보면 가슴 아프단다.
특히 생계유지용 대형트럭의 경우는 더 그렇다고. 남들이 타이어 네 짝 갈 때, 그들은 열 짝을 갈아야 한단다. 그것도 대형 타이어라 가격이 만만찮으니 타이어 한 번 갈 때마다 가게경제가 휘청한단다. 무거운 짐을 싣고 다니는 차다 보니, 항상 펑크로 인한 대형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마모가 심한 타이어는 브레이크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고속도로 위에서 펑크가 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마모가 심한 타이어는 겨울 빙판길엔 쥐약이다. 타이어 하나에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음에도, '좀 더 안전한 타이어'가 아니라 '좀 더 값싼 타이어'를 찾는 서민들의 아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