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한희원 씨
강상헌
젠체하지 않으면서도 '한국미술의 그 변방(邊方)'에서 연륜(年輪)을 더해 오면서 나름의 문법(文法)을 세운, 차분한 뚝심을 말하는 것일 터다.
서울, 부산, 대구 등 타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이들이 많은' 지역작가로서의 존재의 가치도 셈에 넣어봄 직하다. 그를 만날 때마다 '문화의 서울중심주의'라는 말이 생각났었다.
그의 그림이나 글이 보듬어 왔던 음악성을 이 그림들은 비로소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화가가 실은 음악가(가수)가 되고 싶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달콤하면서도 좀은 우울한 향수(鄕愁)까지 품게 되는 골목이나 나무 아래를 걸어가는 악사들은 이 시대에는 보기 어려운 그림의 주제다. 그의 글도 이런 정서를 보여준다.
위대하거나 획기적인 법칙을 제시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좋은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예쁘게 한다. 미학 또는 사실주의 이전에 그의 그림이 마음을 끄는 이유일 것이다. 마음을 설레게 한다. 무지개다. 함께 올린 그림들을 보면 독자들이 짐작으로나마 이 얘기를 확인할 수 있을까?
그가 요즘 '좀 들어가는 시골'에서 작업한다고 하더니 역시 전화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예술공간 메이홀이 누가 뭘 하려고 만든 곳이냐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니 한참 후 '저희들 몇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는 알쏭달쏭한 답이 왔다. 1일 오후에는 작은 전시축하 공연도 열린다고 한다. 가 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