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남지 백제의 인공연못 궁남지
김수종
사실 나 같은 경상도 사람에게 문화대국인 '백제'의 역사는 약간은 생소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백제의 문화를 제일로 친다. 당연히 백제 유민 상당수가 일본으로 건너가 초기 일본문화를 일구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죽하면 일본어에 '시시하다', '쓸모없다'를 뜻하는 말이 '쿠다라나이(くだらない)'가 되었을까? 이 말을 직역하면 '백제에 없다'가 되는데, '좋고 훌륭한 것은 다 백제에 있는데, 이것은 백제에 없어, 그러니 시시한 거야'라는 말이다. 이 말은 즉 '백제의 물산만이 최고이고 나머지는 시시하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화려했던 문화대국 백제의 역사 중 부여의 시대(538~660년)는 성왕 16년(538)에 공주에서 천도하여 660년에 신라에게 멸망할 때까지(제31대 의자왕) 123년으로, 그리 길지는 않다. 하지만 부여시대는 백제문화의 최전성기를 구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삼국문화 중 최고의 예술혼을 피웠던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