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제철 보양식 하모는 여수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양식 중 하나다. 양파와 깻잎에 싼 하모(위쪽)와 하모 내장과 육수에 끊고 있는 하모샤브샤브(아래) 모습.
심명남
보양식은 뭐니 뭐니 해도 기력이 딸릴 때 먹어야 원기회복에 좋다. 하모는 한철 음식이다. 붕장어는 사철 나오지만 갯장어인 하모는 일년에 한 번 여름철에만 볼 수 있다. 해마다 6월~8월 여수 가막만과 여자만에는 하모 잡이가 한창이다.
20~50m의 깊은 바다에 사는 하모는 갯벌을 좋아해 하절기 남해안에 잠시 머물러 왔다가 하모잡이 어선에 잡혀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 시기 깊은 바다에서 힘을 길러온 하모의 몸에서는 기름기가 좌르르 흐른다.
하모는 8월 이후 수심이 깊은 바다로 다시 이동한다. 8월이 지나면 하모는 잔뼈가 굵어지고 뼈가 억세져 먹기 불편하다. 8월 이후에 잡힌 하모는 주로 즙을 내서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하모 맛의 진미는 바로 지금이 적기다.
고전에 실린 하모에 관한 기록도 흥미롭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입은 돼지같이 길고 이빨은 개처럼 고르지 못하다"는 견아려(犬牙鱺)로 나온다. 또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해만(海鰻)이란 이름으로 "악창과 옴, 누창을 치료하는 것"으로 소개되어 예로부터 보양식품으로 인정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하모가 보양식으로 으뜸인 이유는 피로회복은 물론 성인병 예방, 허약체질 개선에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하모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A 와 E, 미네랄 등이 풍부하다. 특히 껍질에는 콘드로이틴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커 여성들에게 '인기 짱'이다. 또한 DHA와 EPA가 풍부해 두뇌의 활동을 향상시킨다. 하모에 풍부한 비타민 E는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주어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