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이란 표현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김금희 강사
조종안
김 교수는 "일본 사람들이 우수하고 다양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없애려고 '조선 문화 말살정책'을 펼치는 과정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소리(唱)가 기생과 함께 술 마실 때나 부르는 '안방문화'로 전락했다"면서 "해방은 됐지만, 대부분 사람들 정신은 일본에 지배받던 일제강점기 민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한국 음악' 혹은 '전통 음악'이라 해야지 '국악'이란 표현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에서 그 나라의 역사이자 예술인 전통음악에 '나라 국(國)'을 앞에 붙이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저도 국악과를 나와서 그런지 자꾸 '국악'이란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그래도 고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교수는 "동·서양의 모든 음악은 기악과 성악으로 나뉜다"며 "서양과 한국 음악을 굳이 나눈다면 서양음악은 양(陽)의 성질을, 한국음악은 음(陰)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의 성질을 지닌 한국 음악은 혼과 혼이 만나 어우러지면서 여운이 길게 남아 빠른 장단임에도 슬프고 찡한 기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아악(雅樂)은 임금이 정신수양 하느라 듣던 음악 김 교수는 '한국 음악'을 아악(정가·정악)과 민속악(민요)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아악은 궁중을 중심으로 발전한 음악으로 종묘, 문묘, 조회 등 다양한 궁중행사에 사용되거나 일부 상류층에서 연주하던 격조 높은 음악이라 한다.
아악(雅樂)은 임금도 바른 음악을 들어야 정신수양이 되어 나랏일도 올바르게 살필 수 있다는 뜻에서 정가(正歌) 혹은 정악(正樂)으로 불리기도 했다. 아악은 궁중 제사에 사용하는 '제례악', 궁중연회 때 사용하는 '연례악', 군대나 임금의 거동에 사용되는 '군례악'으로 구분된다.
민속악은 아악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상민층 및 개인, 광대 등 특수 계급에서 연주되던 곡이다. 고상한 품위나 격식보다는 흐드러지고, 먹고, 마시는 등 사람의 감정을 자유롭고 솔직하게 나타낸 밀도 깊은 음악이라 한다. 민속악에는 시나위, 무악, 민속무용곡, 농악, 독주, 산조 등이 있다.
김 교수는 "옛날 서민들, 특히 한량들은 신이 나면 막걸리 한 잔 마시고, 멋진 시조도 읊고, 소리도 하는 등 풍류를 즐겼고, 광대들은 줄도 타고, 접시도 돌리면서 흥겹게 살았는데, 임금은 아무리 신 나고 좋아도 참으면서 선(善)과 도(道) 닦는 음악만 들어야 했으니 참 재미없게 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소리 다섯 마당'에는 '삼강오륜' 뜻 담겨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