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랭이질. 쉽게 지으려면 평평하게 가공된 돌을 쓰면 되겠지만 울퉁불퉁한 돌을 따라 기둥을 다듬어 짓는 게 우리네 한옥입니다.
임윤수
얼마 전, 대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 공사 현장을 지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한창 공사 중인 현장을 보며 "요즘 아파트들은 콩나물 크듯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가"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몇몇 사람이 "맞아, 맞아"라며 맞장구를 칩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을 무색하게 만드는 곳이 방방곡곡에서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 시공현장입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삶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이나 어떠한 가치에 대한 견해를, 간결하고도 형상적인 언어 형식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정의되는 게 '속담'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역시 오랜 세월을 거쳐 만들어졌겠지만 요즘은 속절없는 구어로 전락한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답이나 야산이었던 곳이 길게 잡아도 4~5년이면 사람 북적거리는 아파트단지로 변해 있는 걸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