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성돌을 뜬 여기산 선사유적지를 가다

이 바위, 혹 지석묘는 아닐까?

등록 2012.07.13 14:02수정 2012.07.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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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흔적 여기산에서 화성 축성에 필요한 성돌을 채취한 흔적
채석흔적여기산에서 화성 축성에 필요한 성돌을 채취한 흔적하주성

축성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돌이 필요할까? 눈앞에 보이는 화성을 바라다볼 때마다 갖는 의문이다. 화성은 잘 가다듬은 방형의 돌을 이용한 곳도 있고, 전각이 있는 곳에는 장대석으로 다듬어 사용을 한 곳도 있다. 그런가 하면 그저 '막 쌓기'를 한 성벽은 굳이 다듬지를 않았어도, 나름대로 잘 맞게 돌을 이용했다.

그 화성의 성돌에 이용한 채석장은 수원 곳곳에서 보인다. 가깝게는 팔달산 지석묘가 있는 곳으로부터 서둔동 일대, 숙지산 등, 인근지역에서 돌이 있는 곳은 모두가 채석을 했을 것이다. 그 중 서둔동 농촌진흥청 내에 속한 수원시 향토유적 제7호인 '여기산 선사유적지' 안에 있는 채석장소를 찾아갔다.


안내판 여기산의 선사유적지는 일반인들에게는 출입 통제가 된다
안내판여기산의 선사유적지는 일반인들에게는 출입 통제가 된다하주성

숲길 자연이 살아있는 여기산으로 오르는 숲길
숲길자연이 살아있는 여기산으로 오르는 숲길하주성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여기산

화성의 돌을 채석하던 숙지산 채석장(수원시 향토유적 제15호)은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산 41번지인 화서전철역 옛 연초제조창의 건너편이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이 일대는 화성의 성돌을 채석해 공급하는 곳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일대에서 채석한 돌은 수레를 이용하여 치도를 통해 화성의 축성 장소까지 운반을 하였다. 현재 선사유적지가 있었던 여기산은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이곳 여기산 선사유적지는 서호 서쪽의 구능산에 있다. 1979~1984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숭실대학교 박물관에서 발굴조사를 한 곳이다.

이 여기산 선사유적지에서는 청동기시대의 집터와 경질무문토기, 두드림무늬토기 등이 출터가 되어 이곳이 철기시대 전기와 삼국시대 전기(AD 0 ~ 300)의 집터가 발견이 되었다. 이곳에서 발견된 집터의 시설 중에서는 온돌시설의 초기형태라 할 수 있는 부뚜막이 있는 화덕자리가 발견이 되기도 했다.

바위 채석을 한 바위. 한 면이 반듯하게 잘린 것이 보인다
바위채석을 한 바위. 한 면이 반듯하게 잘린 것이 보인다하주성

우장춘박사묘 여기산을 오르다가 보면 길 옆에 우장춘 박사의 묘도 보인다
우장춘박사묘여기산을 오르다가 보면 길 옆에 우장춘 박사의 묘도 보인다하주성

여기산 채석흔적을 찾아가다


농촌진흥청을 들려 여기산에 오르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산으로 오르는 입구에는 '입산금지'지역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천천히 오르기 시작하는 여기산은 흙길이다. 비가 온 뒤라 그동안 말랐던 풀과 나뭇잎들이 새롭게 색을 만들어 가고 있다. 흙길을 밟는 감촉이 위로 전해진다. 도심 한 가운데 살아있는 자연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위로 길을 따라 오르니 우장춘 박사의 묘가 보인다. 그리고 조금 후, 숲길 양편에 세워놓은 석주가 있다. 아마 이곳에 예전 절터라도 있었던 것인지. 그 석주 좌측으로 바위가 보인다. 그리 크지 않은 바위. 밑에는 작은 바위들이 몇 개 널려 있다. 이 바위를 보면서 생각을 해본다. 처음에는 얼마나 큰 바위였을까? 그리고 왜 이 바위만 남아 있는 것일까?


흔적 바위에는 돌을 뜨기 위한 흔적이 보인다
흔적바위에는 돌을 뜨기 위한 흔적이 보인다하주성

쐐기자국 쐐기를 박기위해 돌을 깊이 판 흔적도 남아있다
쐐기자국쐐기를 박기위해 돌을 깊이 판 흔적도 남아있다하주성

바위 위에 남아있는 성혈, 혹 지석묘는 아니었을까?

바위에는 성벽을 뜨기 위한 자국이 남아 있다. 바위의 앞면이 편편한 것을 보니 이곳에 쐐기를 박아 잘라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위의 중간 부분에도 쐐기를 박기 위한 자국이 있다. 그런데 왜 단단한 이 바위를 성돌로 사용하기 위해 쪼개다가 그만두었을까? 바위 의편을 보니 성혈인 듯한 흔적이 보인다.

커다란 바위 위에 남아있는 성혈의 흔적. 그렇다면 이 바위돌은 혹 지석묘는 아니었을까? 이곳이 청동기시대의 주거지였다는 점이, 더욱 이 바위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지석묘인 고인돌은 탁자식, 바둑판식, 그리고 방을 땅 속에 두고 위에 커다란 돌을 얹어놓는 개석식이 있다.

성혈 바위 위에는 성혈로 추정되는 구멍이 있다. 혹 이 바위가 지석묘는 아니었을까?
성혈바위 위에는 성혈로 추정되는 구멍이 있다. 혹 이 바위가 지석묘는 아니었을까?하주성

수원 인근의 오산 등지에서도 이 개석식 고인돌이 집단으로 발견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커다란 바위가 지석묘일 가능성을 유추해본다. 문화재 답사를 20년이 넘게 하다가보니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보는 법이 없다. 그리고 모든 가능성을 다 생각해본다. 그래서 하나의 바위를 두고도 쉽게 곁을 떠나지 못한다. 아마도 그동안 생긴 고질병인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리포트와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여기산 유적지는 7월 12일에 다녀왔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기리포트와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여기산 유적지는 7월 12일에 다녀왔습니다
#채석 #화성 성돌 #여기산 #성혈 #채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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