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이 9일 저녁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가슴뛰는 상상,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에서 즉문즉설 명쾌한 답변으로 청중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
남소연
"올해 연말 선택 잘해야 한다. 기준을 정확히 잡아줘야 한다. 지역이나 진보·보수 줄 선 데만 보지 말고 이 문제에 있어 누가 한 발 더 나아가 있냐를 봐야 한다. '투표 날 바쁘다', '그놈도 저놈도 밉다'는 등 주권자가 소극적이어선 통일이 올 수 없다."법륜스님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9일 오후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열린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가슴 뛰는 상상,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의 마지막 '즉문즉설' 답변이었다. 지난달 15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17일), 광주(27일), 울산(30일), 대전(7월 3일), 부산(7월 4일)을 찍고 전국순회 북콘서트를 마무리하는 자리였기에 더욱 울림이 컸다.
우연찮게도 질문자 역시 6월 15일 첫 북콘서트 당시 질문을 했던 이였다. 그는 "스님 말씀대로 학생들에게 '통일이 되면 유라시아 횡단 철도가 놓이고 세계 여행을 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해줬는데 학생들은 일주일만에 그 꿈을 잊었다"며 "북콘서트가 끝나는 지금, 저희는 이 장소를 떠나 어떻게 하면 통일에 대한 새로운 에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법륜스님은 "각성된 주권자로서 움직이라"고 요구했다. 특히, "북한 2000만 동포가 먹을 게 없어서 굶고 있고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는데 남한의 지도자는 이 아픈 얘기에 대해 절절해하는가, 북한 지도부에 어떤 양보를 하더라도 그들을 살려내고자 하는가"라며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라도 인도적 지원만큼은 재개하라고 요구하라"고 말했다.
이어, "성경의 가르침을 보더라도 교회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의 행동이 비크리스찬적이고 비인간적이라는 강력한 항의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변화가 생긴다"며 "각성된 시민이 행동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우와 극좌, 비난하지만 그들은 얼마나 행동하나. 중간에 있는 점잖은 사람. 술집에 앉아서 뒷담화만 해서 어떻게 역사가 바뀌느냐 필요하면 집회도 참여하고 돈도 내고 인터넷서 욕하는 사람 있으면 '욕하지마'라고 수도 없이 올려줘야 한다. 그런데 너무 점잖다. 공짜로 먹으려 한다."마지막 질의응답이 끝난 뒤에도 청중들의 손은 계속 올라갔다. 곳곳에서 "여기요"라고 스님의 답을 청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성장의 리더십, 통합의 리더십으로 전환하려면..." 법륜스님은 이날 북콘서트에서도 "때가 왔다"며 2012년 현재 남북통일의 적기가 왔음을 강조했다. "남한은 이전 시대보다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주적 역량이 커지고 있고 북한은 자주적 역량이 쇠퇴하며 중국의 영향권에 들고 있다"며 "남한이 통일의 주도세력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 놓이면서 통일하기 어려운 상황이 온다"고 말했다. 또 "분단상태가 지속되면 또다시 100년 동안 (한반도가) 강대국의 하위변수, 미·중의 갈등 속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님은 특히, "남한 국민과 지도자에게 통일을 이루겠단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남한 안의 견해차를 통합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각계각층의 요구를 수용해서 합의점을 찾아내는 통합의 리더십을 가진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인터뷰 당시 '성장의 리더십' 사람이 새롭게 전환될 수 있지 않을까 여쭸더니 기본적 한계가 있지 않을까라고 답하셨다, 왜 그런가"라고 물었을 땐 '인간 본연의 한계'와 '집단으로서의 정치'를 거론했다.
법륜스님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이 아무리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하더라도 영어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건 자기가 평생 살아온 사고체계가 그렇기 때문에 사물 자체가 그렇게 비치는 것"이라며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하지 않나"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굳어진 사고체계가 있기에 '변화'가 어렵단 얘기였다. 무엇보다 법륜스님은 "개인이 변화·전환하는 건 가능할 수 있지만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집단이 돼 있다"며 "그래서 성경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고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가 되려면 죽었다 깨어날 정도의 자기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일부 정치세력이 '이름을 바꾼다', '정책을 바꾼다' 몸부림을 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변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같이 부정적으로 보면 모양새를 바꾸는 것으로 그칠 수 있다. 인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어떤 사람이 집권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