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주민 대표들이 9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고리 원전 1호기 재가동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주민 추천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리 1호기 원자로 압력용기 재점검을 요구하며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면담을 요구했다.
김시연
"포철(현 포스코)보다 잘 살게 만드는 공장이라더니... 지금 우리 지역은 그린벨트로 묶여 폐허 상태다."(김명주 고리1호기 합의사항 추진위원회 사무국장)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주민 대표들이 9일 오후 지식경제부가 있는 과천 정부종합청사를 찾았다. 고리 원전 1호기 재가동 칼자루를 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주민 소통'을 강조한 데 대한 '화답'이었다.
"주민 동의해야 재가동? 홍 장관 말 못 믿어 상경"홍 장관은 지난 7일 고리 원전을 찾아 기장군 울주군 주민 대표 70여 명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지역 주민들과 충분히 소통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재가동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지만 지역 주민들 반응은 냉랭했다.
기장군민들은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추천을 받은 금속 분야 등 민간전문가, 국제원자력기구를 제외한 국제적으로 저명한 규제기관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공동으로 원자로 압력용기에 대한 건전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주훈 장안읍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홍 장관이 주민이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재가동 안 한다고 두 번 세 번 말했지만 못 믿겠다"면서 "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를 참여시켜 원자로 압력용기 재점검을 하자니까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해 생업 제쳐 놓고 상경했다"고 밝혔다.
이날 버스를 타고 온 장안읍 주민단체 대표 20여 명 속에는 오석규 기장군수도 섞여 있었다. 오 군수 역시 "11만 기장군민들은 하루하루 불안과 공포 속에 살고 있다"면서 "고리 1호기 재점검은 안전 이전에 처절한 생존권 문제"라며 주민들 요구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