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택 작품작품명 헉!2
박영미
"사람들 앞에서 멋진 척하고, 있는 척하지만 제 이면을 관찰해 보면 그렇지 않아요. 하품하고, 이 쑤시고, 코 파고… 그러면서 시원한 무언가를 느끼고. 노골적인 자화상을 그리면서부터 그림은 제 일상의 탈출구가 됐습니다."그가 처음부터 자화상을 그린 건 아니다. 유년시절엔 풍경화를 주로 그렸고, 대학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했다. 초기 작품은 뭔가 모르게 심오하고 난해했다. 그러면서 자화상을 그리게 된 건 스스로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솔직하지 않으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허무맹랑한 자신을 발견하고나서부터다.
"주변사람들이 그래요. '팔리는 그림을 그려야 되지 않느냐.' 저도 마음먹고 그리면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림에서까지 저의 본 모습을 숨기면 숨 막힐 것 같더라고요. 제 그림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어렵지 않길 원해요. 엉뚱해도 되고, 웃어도 되고, 통쾌해 해도 됩니다. 그림으로나마 사람들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싶거든요."지금껏 수많은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두각을 드러낸 승택씨. 코딱지 파는 그림이 너무 강렬해서 일까. 그는 그곳에서 '코딱지 홍 선생'으로 불린다. 이런 별칭이 그도 처음엔 거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편하다. 그림만 보면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즐기는 31살 승택씨에겐 유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훗날, 교단에 설 자신을 그리면 오늘도 지하 작업실의 불을 밝힌 승택씨. 누군가에게 유쾌, 상쾌, 통쾌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신과의 고단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림을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자, 일상의 탈출구라 말하는 승택씨. 41살, 51살, 61살… 그의 그림이 기대되는 건, 이런 솔직함과 진실함이 담겨서이다. 아름다운 청년, 승택씨의 진솔한 그림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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