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백화점 "옛날 전설" 전경
이종득
지난 봄부터였다. 홍천군 북방면 농협을 지나다보면 눈에 띄는 2층 건물에서 리모델링 작업이 한동안 이어졌다. 그러더니 간판이 붙었다. '옛날전설'이었다. 지나다니면서 뭐지 싶었다. 현수막이 내걸렸다. 읍내 시장 통에 있던 낙원떡집이 이전한 것이었다. 홍천에서는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었다.
그런데 떡 방앗간이 아니라 떡 백화점이란다. 게다가 이름까지 떡집이 아니라 '옛날 전설'이라니. 새로운 발상이었다. 낙원떡집에서 만든 떡을 아내가 명절이 아니어도 가끔 사가지고 와 먹으면서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찾아가 봤다. 이번에는 아내에게 떡을 사다주고 싶어서였다면 듣기 좋은 말이고, 호기심 때문이었다.
떡 방앗간보다 떡 카페가 어울리는 떡집 실내로 들어가니, 이건 정말 내 머릿속에 항상 담겨 있던 떡 방앗간이 아니었다. 떡이 예쁜 포장지에 담겨 진열돼 있었다. 작업실이 투명한 유리를 통해 훤하게 보이는 것도 그렇고, 카페처럼 테이블도 있었다. 시장 통에 있던 그런 떡집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떡 카페라는 생각이 금방 떠올랐다.
여름철이라 진열되어 있는 떡의 종류는 다양하지 않았다. 그러나 말로만 듣던 수리취떡과 경단이 눈에 얼른 들어왔다. 그것을 들고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이거 왜 이렇게 비싸요?""네, 유기농 인증을 받은 수리취나물로만 떡을 만들어서 좀 비싼 편입니다.""아, 그래요." 솔직히 살까말까 망설였다. 홍천에 사는 사람으로서 유기농 농사 쉽지 않은 만큼 비싼데, 떡을 만들면서 그 비싼 유기농재배 수리취나물을 정말 쓸까 싶었다.
"그런가요? 그럼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떡 백화점 주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봤다. 나는 "유기농 수리취나물로 떡을 만드신다면 취재를 해보고 싶은데 협조 좀 해주실 수 있나요?"라고 물어봤다.
"그럼요. 저희는 고맙죠." 취재는 그렇게 시작됐다. 떡 백화점 주인은 박주성(52)·방주희(50) 부부였다. 남편은 전북 고창이 고향이고, 부인은 인근 횡성이 고향이다. 홍천은 1995년에 순전히 떡 방앗간을 하기 위해서 찾아온 곳이었다. 의정부에서 살던 부부가 가게세가 싼 곳을 찾다보니 오게 된 곳이 홍천이었다. 그리고 홍천에서 떡 방앗간을 하다 보니 10여 년 전부터 수리취나물을 알게 되었고, 떡을 만들 수 있었단다.
무농약 유기농인증을 받은 수리취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