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회장과 인터뷰 중인 엄두영 기자.
엄두영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간단히 소개하려 보니까 절대 간단하지 않다. 사랑스러운 아내의 남편, 세상에서 가장 예쁜 딸의 아빠다. 그리고 '주독 야경'을 하는 의사다.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일한다. 낮에는 한의대 학생으로 공부하고, 밤에는 의사로 진료를 한다."
밤에 진료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낮에는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에 가정의원과 요양병원 두 군데를 다니며 일을 하게 됐다고 한다.
-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모든 시민은 기자다'가 <오마이뉴스>의 모토 아닌가? 바로 그거다. 나는 우리나라 시민이기 때문에 기자가 될 수 있어서다. 나는 지금도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말을 들으면 설렌다."
- 첫 기사는 2004년에 등록하였다. 그리고 이후 2005년부터 스포츠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일 년 간 안 쓴 이유가 무엇인가. "그 당시는 내가 의대 본과생이었다. 스포츠 기사를 쓰지 않던 시점이 의사 국가고시 시험을 붙기 위해 똥줄 타게 공부하던 본과 4학년 때였다. 요즘도 다시 한의대 본과 3학년을 경험하고 있다. 방학 때 아니면 기사 쓸 시간도 없다. 그렇게 좋아하는 '유로 2012'도 못 봤다. 본과 생활 8년 하는 것. 아마 기자 수습생활 8년 하는 것과 비교하면 되지 않을까?"
의사 본과 8년.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을 보면 늘 물어보고 싶은 질문, "왜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하세요"라고 사심이 가득한 질문을 던졌다. 의학분야에 호기심이 많고,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의학에 언제나 흥미를 느껴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에이, 괜히 물어봤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질문과 다를 바 없잖아.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
의료도 정보의 홍수 속에서 왜곡된 상태로 보도된다... 교통정리 필요- 요즘은 스포츠 기사를 안 쓰고, 다른 분야를 찾은 것 같다. 스포츠 기사는 포기한 건가."스포츠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들의 수준이 너무 높다. 심재철, 양형석, 윤현 시민기자님 등등. 이들이 쓰는 스포츠 기사 수준을 나는 이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그냥 내가 강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과 집중'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오마이뉴스>를 볼 때, 스포츠 기사를 제일 먼저 탐독한다. (웃음)"
- '뉴스 속 건강'을 읽다 보면 생활이나 뉴스에서 얻은 의료 관련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이렇게 글을 쓴 이유는 무엇인가."의료 정보도 정보의 홍수다. 그런데 인터넷상의 의료 정보들을 보면 진실한 정보도 많지만, 왜곡된 정보도 넘쳐흐른다. 의사협회에서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가 있다. 여기에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곳에 취합된 의료 관련 기사들을 보면 좋은 기사도 많지만, 광고성 기사, 의료 정보가 왜곡된 기사들이 뜻밖에 많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는 교통정리를 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기사 댓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 아닌가? 처음 1~2년간은 악플에 괴로웠지만, 이제는 무플이 더 괴롭다. 기자님도 무플 기사가 더 서럽지 않나?"
- 시민기자를 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이 있나?"요즘도 의학 분야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공중보건의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1주일에 한 번 고정 패널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뉴스 속 건강'에 관한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약 4년째 방송을 한 것 같다. <오마이뉴스>가 아니었으면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
- 앞으로 쓸 기사는 어떤 것인가. 계획이 있다면 간략하게."내가 할 수 있는 분야 중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의학이다. 물론 다음 학년으로 무사히 진급도 해야 하고, 국가고시를 통과해야 하므로 정확히 1년 반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한의대 본과 3학년이니까 1년 반 후면 한의대도 졸업하게 된다. 그때에는 기존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한 또는 균형 있게 다루는 의학 기사를 쓰고 싶다."
- 오랫동안 시민기자로 활동하셨는데, 앞으로 시민기자로 활동하게 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시민기자'도 '기자'다. 기자로 활동하면서 절대 위축되거나 자신감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편집부 기자와 협조는 시민기자 생활에 '터보 엔진'을 달아줄 것이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편집부 기자에게 자꾸 질문하시라. 귀찮아서라도 여러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이다."
- 그밖에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의학 기사를 다루다 보니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들린다. 길지 않은 의사 생활을 하다 보니, 돌아가시는 환자들의 눈도 직접 감겨 드렸고, 고통스럽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의 모습도 많이 보았다. 정말,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을 꼭 기억해 주시고,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