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다루는 아버지와 쇠를 다루는 아들이 있는 부자 대장간
김종성
"깡, 깡, 깡 ♪" 아침 10시,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조용하고 평범한 골목길에 희귀한 '소음'이 울려 퍼진다. 동네 주민이 아니라면 누구나 어디서 나는 소린가 하고 저절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쇠가 내는 소리는 둔탁한 게 보통인데, 이곳에서 나오는 쇠망치질 소리는 경쾌하다. 이곳은 부자(父子)가 운영하는 동네의 명물 '불광 대장간'이다. '소음'의 정체는 쇠를 두드리며 모양을 만드는 단조 작업 소리.
반짝이는 은빛 머리카락의 할아버지는 6·25 전쟁이 끝나고, 14살 어린 나이에 먹고 살기 위해서 을지로에서 처음으로 대장간 일을 배우기 시작했었다. 이후 몇 년간 청계천 부근에서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이동형 대장간'으로 일을 하다가 성남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이게 불광 대장간의 시초인 셈이다.
그 후 대장장이 할아버지의 아들이 군 제대 후 20대 젊은 나이에 대장간을 이어받았다. 벌써 20년이 다 돼간다고.
74세 대장장이 아버지에게 꾸중 듣는 40세 대장장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