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저지 농민대회가 열리는 현장
장태욱
7월 4일 아침, 하례리 주민들과 함께 버스에 올랐다. 7월 3일부터 서귀포시 중문 롯데호텔에서 한국과 중국 자유무역협정을 위한 2차 협상이 열리는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농민들이 집회를 열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며칠째 장맛비가 내렸다. 장마는 세균과 해충이 창궐하는 시기인데, 농약을 살포할 시기를 놓치면 1년 농사를 망치게 된다. 장마 때문에 1년 농사를 걱정하랴, 자유무역협정으로 야기될 평생 농업의 위기를 걱정하랴, 농민들 애간장이 여간 타들어가는 게 아니다.
4일 새벽에도 비가 내렸지만 휴대전화로 "날씨에 상관없이 시위가 열린다"는 내용의 문자가 날아왔다. 다행히 아침에 날이 개었다. 버스를 타러 마을회관 앞으로 가보니 주민 4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1시 주민들이 버스에 올랐다. 평일 낮 시간에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인지, 참가자 대부분이 나이든 어르신들이었다. 마을 청년회장이 탑승한 주민들 수를 헤아려보니 42명이라고 했다. 주민들이 버스에 탑승하자 남원읍 농민회 활동가 한 명이 버스에 올라 주민들에게 "버스를 가득 채워주셔서 고맙다"며 "시위중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말고 차분하게 행동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