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밥이다> 표지
이학사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며 사는 게 잘 사는 거라고 합니다. 잘 먹고, 잘 자는 게 잘 사는 거란 말에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잘 싸는 게 잘 사는 거란 말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인상을 찡끗할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주 잠시만 생각해 보면 잘 싼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게 될 것입니다.
이삼 일을 굶으면 배고픈 고통은 있지만 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삼 일 동안 마려운 똥을 참아야 하거나 이삼일 내내 설사가 난다면 그 고통은 배고픈 고통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괴로울 것입니다. 심하면 사람이 상할 수도 있을 겁니다.
똥은 우리의 속을 채우고 있는 내용물이기도 하지만 일상에서도 분리될 수 없는 것이기에 생활과 문화에 불가분으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김성균·최광수·최훈근·이해일·김재일 지음, 이학사 출판의 <똥이 밥이다>는 똥의 실체는 물론 똥의 순환구조, 사회·문화적 변천사에 투영되어 있는 똥간의 역사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똥 버리면 곤장 50대
옛 기록에 보면 기회자 장삼십(棄灰者 杖三十) 기분자 장오십(棄糞者 杖五十)이람 말이 있다. 이것은 재(灰)를 버리는 사람은 곤장 30대 똥(분)을 버리는 사람은 곤장 50대를 친다는 뜻인데, 백성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유일한 비료이자 귀중한 자원이었던 똥을 함부로 버려 자원을 낭비하는 것을 엄금했던 것이다.- 본문 37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