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제공하는 돼지도체 육질/육량 등급별 경락가격 자료. 왼쪽이 2011년 6월 29일, 오른쪽이 2012년 6월 29일 돼지 가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업계 관계자들, "품질 높이고 생산성 높여야 살아남는다"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9일자 1등급 돼지도체 가격은 kg당 4598원. 1년 전 가격인 6869원에 비해 33% 가까이(2271원) 떨어졌다. 김원태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연구원은 "현재 돼지가격이 예상보다 확실히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구제역 때문에 돼지가 모자랄 때 무관세로 들여온 물량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수입고기 관세는 냉동이 25%, 냉장이 22.5%. FTA로 인해 관세장벽이 낮아졌지만 지난해 무관세 물량 때문에 FTA 효과를 측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김 연구원의 말이다. 지난해 정부는 물가안정 명목으로 무관세 적용 물량을 포함 37만 톤을 수입했다. 2011년 국내 돼지고기 공급량은 약 94만여 톤이다.
반면 육가공업체인 '아이포크' 김종필 회장은 '구제역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관세철폐' 라는 FTA의 본질적인 면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농가 입장에서 보면 FTA로 가격이 낮아지든 정부가 무관세로 들여와 가격이 낮아지든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면에서는 같다"며 "FTA로 관세가 완전 철폐된 것을 훈련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FTA 때문에 관세가 내려가면 수입고기 가격도 내려간다"며 "최근 대형마트와 식당, 육가공업체에서도 수입고기 비율이 늘고 있는 것은 가격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FTA 영향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경우 2010년 5%에 불과하던 수입산 돼지고기 비중이 올해는 37.9%까지 늘었다.
김 연구원과 김 회장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농가가 환경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유럽연합 쪽에서는 어미돼지 한 마리당 25마리의 새끼를 시장에 출하할 수 있는 반면,, 한국 농가는 15마리 밖에 안 된다"며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구제역 이후 도축되는 국내 돼지들을 보면 예전보다 질이 높다"고 말했다. 구제역 이후 돼지를 물갈이하는 과정에서 국내 양돈농가들이 축사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 그것이 고기 품질로 이어졌다는 게 김 회장의 분석이다. 그는 "농민들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결국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품질 개선 말고는 답이 없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