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한국 갤럭시 S3 월드투어' 행사에서 IM담당/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이 갤럭시S3를 소개하고 있다.
권우성
"오늘이 공교롭게 6월 25일이다. 갤럭시S를 처음 출시한 날도 2년 전 이날이었다."그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도맡아온 신종균 사장 표정엔 만감이 교차했다. 2년 전 옴니아2 악몽을 떨치고 갤럭시S, 갤럭시S2, 그리고 이날 발표한 갤럭시S3에 이르기까지 험난했던 지난 여정을 돌아보는 듯했다.
갤럭시S3 한국 발표가 가장 늦은 까닭은? 삼성전자는 25일 오전 서울 강남 서초사옥에서 갤럭시S3 발표 행사를 열고 국내 판매에 들어갔다. 이미 5월 초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 중동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제품을 출시했고 한국이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다. 갤럭시S와 갤럭시S2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 IM(IT 모바일)담당 겸 무선사업부장인 신종균 사장은 이날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려고 시간이 걸렸다"고 했지만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성공을 발판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실제 신 사장은 "출시 한 달 밖에 안됐지만 7월 중 전 세계에서 1000만 대 판매를 돌파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국내 판매량을 묻는 질문에는 "7월 한 달에 100만 대는 족히 넘겠죠?"라며 짐짓 여유를 보였다.
지난 2년 사이 삼성전자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010년 6월 8일 애플 아이폰4와 같은 날 갤럭시S를 발표할 때만 해도 삼성은 '슈퍼 스마트폰', '슈퍼 아몰레드', '슈퍼 디자인', '슈퍼 애플리케이션' 등 아이폰에 견줘 '우수한' 스펙을 강조했다. 지난해 4월 28일 발표한 갤럭시S2 역시 듀얼코어 프로세서로 '두 배' 빠르고 아이폰4보다 얇고 가볍다고 자랑했다.
'슈퍼' 강조하던 삼성, '스펙 자랑' 빼고 '기능 자랑'이날 갤럭시S3 발표 행사에서 '스펙'은 뒷전으로 밀렸다. 쿼드코어 프로세서, 4.8인치 HD 슈퍼 아몰레드, 얇은 배젤 등 '스펙 자랑'은 여전했지만 '인간 중심'을 강조한 'S보이스', '스마트 스테이'처럼 인체 공학 기능에 스펙은 묻혔다.
신 사장 역시 "갤럭시S3에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기술 혁신이 있지만 진정한 의미는 기술을 위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진화했다는 것"이라는 말로 이를 뒷받침했다. 국내 첫 쿼드코어 스마트폰임을 자랑할 법 했지만 신 사장은 "쿼드코어를 쓴 건 속도가 빨라지고 용량이 방대해진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쓰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이려는 목적"이라며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스펙 자랑'이 없는 대신 이날 전시 부스와 발표 내용엔 '기능 자랑'이 넘쳤다. 기자들도 제품 속도나 제품 두께, 무게 같은 기기 자체보다는 다양한 기능 활용에 관심을 보였다. 가장 관심을 끈 건 역시 대화형 음성인식기능인 'S보이스'. '하이 갤럭시'하고 말을 건 뒤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사진촬영, 메모, 연락처 찾기 등 간단한 기능을 음성으로 수행할 수 있고, 날씨를 묻거나 웹 검색도 가능하다.
'S보이스'에 "사랑해요"라고 말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