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상생 필요없으니 살생이나 하지 말라"

[이털남 117회] 조성구 전 얼라이언스 대표, 대기업 횡포에 힘 못 쓰는 정치권

등록 2012.06.19 09:08수정 2012.06.1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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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분들이 대부분 의지를 갖고 참여를 하시다가 그 의지가 꺾이더라. 삼성은 이길 수가 없다. 17, 18대 의원님들 많이 만나 봤는데, 심지어 국회의장, 부의장, 각 당 원내대표들까지도 결국엔 '삼성이 중소기업 등치는 거 잘 알고 있지만 삼성을 어떻게 이기나? 그 사람들이 이 나라의 주인이다' 이런 말씀을 하신다. 제가 대한민국 중소기업 사장으로서, 시민으로서 어디에 기대겠나."

조성구 전 얼라이언스 대표 및 현 대·소기업상생협회 회장이 18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 출연해, 지난 10년간 중소기업 사장으로서 삼성과 벌여온 투쟁의 이야기를 밝혔다. 그는 대기업도 문제였지만,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찾아간 국회와 청와대 그 어느 곳에서도 삼성을 상대로 한 싸움을 도와줄 정치인이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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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구 전 얼라이언스 대표의 삼성에 대한 투쟁 역사는 1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얼라이언스 시스템이라는 IT중소기업의 대표였고, '엑스톰'이라는 사무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삼성SDS와 제품 공급 거래를 했다. 그러나 삼성SDS의 낙찰 가격, 조건 속이기, 약속 불이행 등의 사기 행위로 큰 피해를 당했다. 이 때문에 법적 공방에 휘말려 있던 중, 협력사에게 기업 사냥을 당했다.

자사 직원들이 매수당하고, 억울하게 회사를 잃으면서 이 사건이 삼성과 관련 있다는 추정을 통해 검찰에 고소했으나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조성구 전 대표의 삶은 파탄났다.

억울한 마음에 조성구 전 대표는 정치권 힘을 빌리기 위해 국회와 청와대로 찾아갔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조 전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국회의원들이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정치적 발언에 그쳤고 구호였다"며 "토론회도 했고, 국정감사도 했지만 실질적 입법 시도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도 연락이 왔지만 반드시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처음의 의욕적인 모습과 달리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는 게 조 대표의 주장이다. 조 전 대표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처음엔 의욕적으로 나섰다가 이내 '재판 중인 사안이라 정부가 나서기 곤란하다'고 말했다"며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려 재판조차 치르지 못한 사건을 두고 이런 뻔뻔한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는 "때로는 포기하고 싶지만 이 문제는 나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중소기업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누군가가 총대를 메고 나서야만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인력 빼가기, 기업사냥 등의 문제가 공론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상생은 필요 없으니, 대기업들은 살생만 하지 말라"며 대기업의 준법을 촉구했다.
#이털남 #삼성 #대기업 #조성구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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