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학사파행 부추기는 일제고사 폐기하라"

전교조대전지부, 26일 실시되는 일제고사 거부 선언... 당일, 조퇴 후 상경 투쟁

등록 2012.06.18 14:35수정 2012.06.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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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6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이른바 일제고사가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가운데 전교조대전지부가 18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 저지를 위한 현장교사 직접행동'을 선포하고 있다.
오는 26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이른바 일제고사가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가운데 전교조대전지부가 18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 저지를 위한 현장교사 직접행동'을 선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전교조대전지부가 오는 26일 실시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이른바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직접행동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무한경쟁, 학사파행 부추기는 일제고사를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시교육청(교육감 김신호)을 비롯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26일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를 실시한다.

이에 대해 전교조대전지부(지부장 권성환)는 18일 오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제고사 폐지' 및 '표집형 전환'을 요구했다.

이들은 학교 교육과정 파행운영의 근본 원인은 전집형 일제고사에 있다고 보고, 이를 표집형 시험(전체 학교 4-5%만 실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신호 대전교육감이 타 시도의 진보교육감들과는 달리 '학력신장 주의'에 매달려 학교현장을 배움터가 아닌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러한 주장과 함께 일제고사 대비로 인한 학사운영의 파행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6월 4일부터 12일까지 전교조 소속 대전지역 초·중·고 75개교의 분회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메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일제고사 대비 교육과정의 파행이 발생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70.7%에 달했다. 또한 일제고사가 학력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2.7%에 불과했고,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97.3%에 달했다.

또 전집형 일제고사를 표집형으로 바꾸는 방안에 92%가 찬성했고, 전집형 일제고사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는 교육과정 파행(43.5%), 학교 줄 세우기(38.4%), 창의·인성교육 실종(15.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문조사 결과 나타난 교육과정 파행의 사례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일제고사 대비 정규수업시간 문제풀이'와 '예체능 대신 국영수 수업', '보충수업 및 자율학습 강요', '기초미달 예상자 토요일 강제 등교', '일제고사 결과에 따른 미끼 상품 시상' 등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초등학생 점심시간 문제풀이 강요', '시험당일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 짝을 짓는 자리배치(부정행위 방조 또는 묵과 목적)', '초등학생 밤 9시까지 보충학습 실시', '운동부 또는 기초미달 학생에게 찍는 방법 교습' 등 상상조차 어려운 비교육적 행위가 난무하고 있다는 게 설문조사 결과 나타난 사례라는 것.


실정이 이러한데도 대전시교육청은 교육과정 파행 운영을 지도 감독하기는커녕, '학습부진학생 책임지도계획'의 보고 명령과 '장학관 및 장학사들의 학교방문협의회 개최', '컨설팅장학', '지역자율장학협의회' 등을 통해 오히려 일제고사 대비 학교교육과정 파행 운영을 부추기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전교조대전지부는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아침밥도 거른 채 고통 속에 신음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고, '교육자'가 아닌 '문제풀이 기계'가 되고 있는 교사들의 절망과 한숨을 모른 척 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일제고사 저지를 위한 현장교사 직접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 후부터 오는 26일까지 대전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전집형 일제고사 폐지 촉구' 현장교사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하루 전날인 25일 저녁에는 같은 장소에서 '교육과정 정상화 및 학업성취도평가 표집화 촉구 대전교사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또한 당일인 26일에는 현장 교사들이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조퇴한 뒤, 상경해 교과부 앞에서 열리는 전국적인 집회에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권성환 지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함께 등장한 전집형 일제고사로 인해 지난 4년간 학교현장이 완전히 황폐화됐다, 경쟁과 줄 세우기만 있을 뿐 창의성과 인성교육이 사라졌다"며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현장교사들의 굳은 의지를 모아 반드시 일제고사를 폐기하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일제고사 #전교조대전지부 #대전시교육청 #김신호 #학업성취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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