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돌중대석에 새겨진 구름과 당초문양, 꽃잎과 여의주무늬, 상대석 옆면 테두리 속의 당초무늬, 탑신부의 운룡무늬 등에서 새로운 조형적 특색을 엿볼 수 있다.
하주성
이 탑의 뛰어난 조형은 기중돌인 중대석에 새겨진 구름과 당초문양, 꽃잎과 여의주무늬, 상대석 옆면 테두리 속의 당초무늬, 탑신부의 운룡무늬 등에서 새로운 조형적 특색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경사가 급한 지붕에 처마 밑으로 서까래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거나, 윗면에 용머리를 새긴 수법 등은 기존의 사리탑과는 다른 형태다.
상륜부가 길쭉하게 올라간 형태나 왕릉의 호석처럼 주위에 난간과 궁판석을 돌린 방식 등은 이 탑이 곧 조선 초기에 제작된 중원의 청룡사의 사리탑이나, 양주의 회암사의 사리탑을 모방하여 조선 초기 사리탑양식을 계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작 연대가 밝혀진 사리탑
이 탑의 발견 당시 외합 속에는 명주실과 비단, 향이 남아 있었으며, 은으로 만든 내합의 뚜껑에는 마름모형의 무늬를 볼록 눌러새김의 수법으로 낸 후 그 안에 역동적인 운룡무늬를 장식하고 금박을 입혔다. 그리고 이 합의 밑바닥에는 네 줄의 명기와 함께 '만력 48년 경신 5월(萬曆四十八年庚申五月)의 글귀가 새겨져 있어 이 유물이 광해군 12년인 1620년에 봉납됐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