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상징 세계>에서 저자인 자현 스님은 석굴암 불상에서 '가사 속에서 비쳐지는 왼쪽 젖꼭지야말로 섹시미의 정점'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임윤수
눈, 귀 닫고 사는 것보다 더 캄캄하고 적막한 것은 호기심 없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눈이 침침하고 귀가 어둡더라도 '뭐지?' 또는 '왜'라는 궁금증이 생기고, 알고 싶어 하는 마음만 있으면 물어서라도 알게 되지만 호기심은 없는 마음은 눈으로 보이고 귀로 들리는 것조차도 그냥 흘려버리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을 갖고 궁금해 하기 시작하면 세상만사가 온통 '뭐지'와 '왜' 입니다. 하다못해 내 몸의 생리적 작용, 깜빡이는 눈, 졸리면 쏟아지는 하품, 그리고 방귀, 기지개까지 어느 것 하나 '뭐지'와 '왜'에서 예외적인 것은 없습니다.
당장 내 몸뚱이만 해도 온통이 '뭐지'와 '왜' 이듯이 우리의 문화와는 아주 밀접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짝 비켜 있는 사찰, 사찰문화, 사찰에서 치러지는 의식, 건축물, 상징물들이야말로 '뭐지'와 '왜'의 집합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런 책, 왜 진즉에 나오지 않았지?자현스님이 글을 쓰고, 불광출판사에서 상·하 두 권으로 출판한 <사찰의 상징 세계>는 사찰에서 가질 수 있는 궁금증, '왜'와 '뭐지'를 정말 속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습니다.
100개의 문답으로 되어 있어 평소 궁금했던 부분이나 알고 싶었던 내용만을 우선 선택에서 읽을 수도 있고, 절에 가면서 가지고 가 그때그때 생기는 '왜'와 '뭐지'를 단박에 해결할 수도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사찰에 사는 스님들은 절과 관련된 부분들을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절에 산다는 것'과 '어떤 것의 의미를 안다는 것'은 논리적 층차가 다르다. 마치 우리는 평생 허리를 굽혀서 인사하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하고 또 집에서 차례나 제사를 오래 지내봤다고 해서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